국제일반
트럼프 “대선 패배시 승복? 두고봐야”…바이든 측 “무단침입자 내보낼 것”
뉴스종합| 2020-07-20 08: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내셔널골프클럼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골프장에 나간 것이다.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치러질 대선에서 졌을 때 결과를 받아들일지에 대해 “난 깨끗이 승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우편투표가 선거를 조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경쟁자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그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가능성을 묻자,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자주 지지 않는다”는 말을 거듭했다. 이어 “(결과를) 볼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나는 우편투표가 선거결과를 조작할 거라고 생각한다. 진짜 그렇다”고 했다.

그는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냐’고 진행자가 묻자, “아니다. 봐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 여부를 말하는 걸 거부했다고 썼다.

‘결과를 받아들일 거냐’고 다시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그냥 예스(yes)라고 하지 않을 거고, 노(no)라고도 하지 않을 거다. 지난 번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지난 번’은 2016년 대선이다.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토론에서도 과정이 조작됐기 때문에 결과가 불법적일 거라고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를 향해 “계속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했고, 클린턴 후보는 “끔찍하다.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인은 선거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는 백악관에서 무단침입자를 내보낼 완전한 능력이 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정치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까지 강한 어조로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당선돼 나라를 망치길 원한다. 세금을 세배로 늘리길 원한다”며 “좌편향 압박을 받아 나라를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그가 아니라 급진좌파일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형태의 이념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베네수엘라를 장악해 물도, 음식도, 약도 없는 처지가 됐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급진좌파의 조종을 받을 수 있다는 색깔론을 꺼낸 것이다. NBC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 측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급진사회주의자를 위한 ‘트로이의 목마’로 묘사하는 새 전략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졸린(Sleepy) 조’로 비아냥대던 게 효과가 없다고 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신 능력도 공격했다. 그는 “바이든은 두 문장을 함께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며 “프롬프터에 있는 대로 읽고 다시 (대선 베이스캠프 격인 자택 내) 지하실로 내려간다”고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노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그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대통령이 될 만큼 유능하진 않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는 자신이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내가 왜 지지 않을 거냐면, 결국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인지능력 관련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가 최근 인지능력검사에서 의사도 깜짝 놀랄 정도로 고득점을 했다고 트위터로 자랑했는데 진행자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며 “코끼리가 어떤 건지 (그림을 보고) 고르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 설명하는 거다. 마지막 5개의 문제는 매우 어려웠다”고 불쾌해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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