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자 반토막…시장에서 도태 위기
편의성 무시·관리 소홀…잦은 시스템 오류
배달플랫폼업계 “대표적 공공재 실패사례”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정치권까지 나서 공공배달앱 성공사례로 칭송했던 ‘배달의명수’가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이용자가 반 토막으로 급감했다. 관리 소홀로 인한 잦은 시스템 오류에 이용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시장에서 아예 퇴보될 위기다. 정부 등 지자체가 민간의 사업 영역까지 뛰어들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미지=유동현 기자 |
20일 모바일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명수 월간활성이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4월 6만8000명에서 5월 3만5000명, 6월 2만7000명으로 두 달 만에 절반 이상이 급감했다.
배달의명수는 지난 3월 군산시에서 출시한 공공배달앱이다.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 논란이 일었을 때 ‘수수료 0%’로 눈길을 끌며 공공배달앱의 대표 모델로 부각됐다.
하지만 관리 소홀로 이용자들이 배달의명수를 외면하고 있다. 배달의명수는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결제창이 뜨지 않는 등 치명적인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이용자가 몰리는 주말에는 아예 앱 자체가 열리지 않기도 했다.
더욱이 수수료 0%에 따른 혜택이 이용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도 이용자들의 불만 중 하나다. 배달의명수 음식 가격은 수수료를 받는 다른 앱과 다르지 않다.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지역화폐 사용 시 10% 할인 외에는 사실상 없다.
배달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앱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편의성’”이라며 “배달의명수는 대표적인 공공재의 실패다. 정부 지자체가 민간의 영역을 침범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각 지자체에서 진행 중인 공공배달앱에 대한 성공 여부도 미지수다. 경기도는 배달의명수를 모델로 삼아 공공배달앱 개발을 진행 중이다.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 기술자문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경기도뿐 아니라 안양시·청주시·세종시·울주군도 배달의명수를 벤치마킹해 공공배달앱을 만들고 있다.
군산시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외식문화가 다시 활발해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며 “시스템 오류 문제는 서버 증설로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반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인상 논란에도 970만명의 MAU를 유지 중이다. 오히려 지난해 6월과 비교해 올해 6월 MAU는 2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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