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법안소개소- ‘추억데이터’ 손실 막기] 허은아 “사진 140억장 추억이자 자산”
뉴스종합| 2020-08-04 11:26

싸이월드는 2000년대 청년들의 ‘온라인 놀이터’였지만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1999년 첫 서비스 개시 후 가입자 3200만명이 남긴 사진 140억장, 다이어리 20억개, 배경음악 5만여곡 등도 함께 소멸될 처지가 됐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같은 대규모 ‘추억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허 의원은 4일 통화에서 이 법안을 놓고 “이성과 감성을 모두 잡는 법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싸이월드에 남아있는 사진 등은 개인 추억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자산”이라며 “향후 제2의 ‘싸이월드 사태’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했다. 이어 “데이터 그 자체가 재화인 시대가 더욱 도래할텐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데이터를)보호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낭비만 되풀이되는 것”이라며 “과거를 위한 법이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폐업하면 기간 내 폐업 사실을 고지만 하면 될 뿐 개인 데이터에 대한 보호 조치는 명시돼 있지 않다. 허 의원의 법안이 통과되면 이용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에게 자신의 개인정보 전송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원한다면 관련 서비스가 폐업되기 전 남아있는 개인 글과 사진 등에 대한 ‘백업’을 보장받는 것이다.

허 의원은 국회 청문회와 상임위원회 회의를 준비하면서도 제2의 ‘싸이월드 사태’를 막기 위한 협력 방안 찾기에 관심을 쏟았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상임위에 속한 허 의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앞에서 소관 부처가 생기기 전까진 방통위가 이번 일의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고 거듭 설득하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책임을 피하려고만 하는 것 같았다. 결국 국민만 피해를 볼 구조였다”며 “(한 위원장이 출석한)청문회와 업무보고 등에서 수차례 관련 이야기했다. 다행히 한 위원장에게 ‘노력하겠다’는 확언을 받아냈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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