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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주의보’에 불안한 밤 보낸 주민들 “비 더 왔으면 올림픽대로 잠겼을 것”
뉴스종합| 2020-08-07 10:29

지난 6일 오후 5시께 서울 용산구 노들섬 쪽에서 바라본 한강대교와 올림픽대로. 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한강 본류에 발효된 홍수주의보가 22시간 만에 해제됐다. 중부지방의 기록적인 폭우, 소양강댐 등 방류 등으로 높아진 한강 수위에 불안해하던 시민들은 일단 안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밤사이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7일 한강 서울시(한강대교) 지점의 수위가 계속 하강하고 있으므로 이날 오전 9시 한강 하류 지역의 홍수주의보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한강홍수통제소 측은 “서울시 내 한강대교와 대곡교 홍수예보를 해제했다”며 “나머지 기존에 홍수예보가 내려진 지점들은 강우 상황을 고려하며 순차적으로 해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한강대교 지점의 수위는 6.7m로 예상된다. 홍수주의보 기준 ‘주위’ 수위는 8.5m, 홍수경보 기준인 ‘경계’ 수위는 10.5m다. 한강대교 지점 홍수주의보는 22시간 만에 해제됐다. 가장 최근 홍수주의보가 발효됐던 2011년 7월 28일 당시에는 오전 2시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약 14시간 만에 홍수주의보가 해제됐다.

한강대교 지점 수위가 내려간 데는 전날 오후부터 비가 잠시 잦아들고 한강 상류 댐들도 방류량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팔당댐의 방류량은 이날 오전 3시20분께 초당 1만2892㎥로 지난 6일보다 약 6000㎥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 외 의암댐, 청평댐, 춘천댐 등도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부터 감소 방류를 하고 있다.

그라나 한때 한강대교 지점 수위가 8.73m까지 치솟으며 홍수주의보가 내려지자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일부는 간밤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김모(61)씨는 “오늘 비가 그쳐 다행이다. 한강물 수위가 올라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보니 무섭다. 만약 비가 더 오거나 댐에서 더 방류하면 올림픽대로까지 전부 잠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40년간 동작구 흑석동에 거주했다는 오모(40)씨는 “과거에는 한강에 홍수가 종종 났지만 최근 9년간은 불어나는 경우가 없어 이제 괜찮아진 줄 알았다”며 “지난 9년간 한강변이 잘 조성됐는데 한강물이 차오른 걸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동작구 노량진1동에 거주하는 정건민(24)씨는 “한강대교까지 산책하러 많이 오곤 했는데 노들섬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지난주보다 한 층이 더 잠겼다”며 “다음 주에 태풍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중부 일부 지역에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비는 오후부터 다시 강해질 전망이다. 8일까지 서울에 최고 100㎜, 경기남부와 충청 내륙에 최고 30㎜의 강수량이 예보돼 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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