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여자는 칵테일, 남자는 맥주?” 성 고정관념 비튼 광고들
뉴스종합| 2020-09-06 09:17
최근 화제를 모은 주류회사 광고.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성 고정관념을 지적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하이네켄 코리아]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음식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에게 종업원이 다가간다. 종업원은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여성 앞에는 칵테일을, 남성 앞에는 맥주를 놓는다. 그러자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은 멋쩍은 표정을 짓는다. 실은 맥주를 주문한 사람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광고는 이런 문구로 마무리된다. “남자도 칵테일을 마시죠”

최근 TV·온라인에 공개된 하이네켄코리아 광고의 한 장면이다.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성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내용을 광고에 넣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업체는 제작단계부터 젠더 감수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공략해 광고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공략한 젠더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바뀐 소비자들의 인식을 반영해야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다. 성 역할에 따른 고정관념을 개선하고 나아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식을 반영한 광고가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라카’와 ‘에어로케이’의 협업 화보

업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라카’는 항공사 ‘에어로케이’와 함께 젠더 뉴트럴을 주제로 화보를 진행했다. 젠더 뉴트럴이란 전통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나 중립적 시각에서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에어로케이는 성 상품화를 지양한 젠더리슬 유니폼으로 조명을 받은 항공사이기도 하다.

캠페인 화보는 젠더 이분법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두 브랜드의 철학을 담았다. 라카가 공개한 화보 속 모델들은 에어로케이의 실용적인 유니폼을 입고, 라카만의 뉴트럴 컬러로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SK 하이닉스의 ‘첨단동화’ 광고는 전래동화 속 왜곡된 성인식을 지적했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하이닉스 반도체 기술과 접목해 결말을 바꾸었다. 광고 내용은 다음과 같다. SK하이닉스 CIS 반도체 기술이 있었다면 ‘나무꾼이 옷을 훔치는 장면이 CIS 반도체 기술을 통해 발각되고 → 관아 통제 센터에 나무꾼이 포착되어 → 사생활 침해죄로 옥에 갇힌다 → 선녀들이 더 안전하게 살아간다 → 첨단 반도체 기술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과거에는 여성의 옷을 훔치는 행위가 전개상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범죄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광고에는 여성의 독박육아를 부정적으로 그리기도 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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