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이흥규 교수팀, 선천 면역세포 ‘호중구’ 과활성화가 코로나19 중증 유발
  호중구와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연관성을 밝혀 코로나19 중증도를 개선할 치료제 개발 단초

경증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T세포 매개의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높은 발현으로 CXCL8의 발현이 억제돼 호중구 유입이 조절받는다. 반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발현이 낮은 중증 환자들은 CXCL8의 발현이 높아져 호중구의 유입이 증가한다. 호중구의 과도한 염증성 반응에 의해 폐 조직 상피세포들이 손상을 입고 심한 호흡기 증상을 보이게 된다. [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코로나19로 위중·중증 상태인 중환자가 6일 0시 기준 163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12명이었던 위중·중증 환자는 20여일 만에 13배 넘게 늘어났다.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표시물)를 발굴해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선천 면역세포인 호중구와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연관성을 밝혀 코로나19의 중증도를 결정짓는 인자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지정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 환자의 중증도를 예상 및 판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바이오 마커의 활용이 중요하며, 이들을 선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매우 중요하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의 증상을 보이고 특히 폐 조직의 심한 손상이 관찰된다. 이에 대응해 호중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숙주를 보호하기 위해 면역 반응을 보이지만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 반응)처럼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오히려 장기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 옴니버스(GEO)에 공개된 코로나19 감염 경증 및 중증 환자의 기관지 폐포 세척액에 존재하는 단일세포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그동안 곰팡이나 세균 감염에서만 중요성이 알려졌고 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호중구의 과활성화로 인해 중증 코로나19가 발생함을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대식세포 등의 골수 유래 면역세포 내에서 발현하는 CXCL8과 같은 케모카인에 의해 호중구 유입이 증가함을 밝혔다. 연구팀은 골수에서 유래한 면역세포 내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발현에 따라 CXCL8의 생성이 조절받으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호중구의 유입 및 활성도와 연관됨을 확인했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의 중증도를 결정하는 바이오 마커를 발굴한 것뿐만 아니라 덱사메타손 등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억제제를 활용해 중증도를 개선할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면역학회연합에서 발간하는 면역학 전문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이뮤놀로지’ 8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