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가, 아사히 인터뷰서 직접 ‘총선거’ 언급
정치적 장악력 강화 위해 중의원 해산 가능성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8일 보도된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를 권한이 있다”고 언급, 조기 총선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후임으로 사실상 확정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총리 취임 후 중의원을 해산, 총선거에 돌입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스가 장관은 8일 보도된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를 권한이 있다”며 “차기 총리가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를 요구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요구한다면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가 장관은 “국민이 현재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대책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스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아베 총리가 아직 현직에 있는 상황인 만큼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자신이 중의원 해산 여부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스가 장관이 직접 중의원 해산을 언급함에 따라 차기 총리 취임 후 총선거에 돌입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중의원의 임기는 4년이지만 총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해산이 가능하다. 현재 중의원의 남은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그동안 일본 정계에선 스가 장관이 총리로 취임한 후 정치적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선거를 실시할 것이란 추측이 무성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 결과 스가 장관과 아베 총리,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도가 급상승하며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거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4~6일 전국 유권자 1078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였고, 이 결과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항목에서 스가 장관을 꼽은 응답자는 46%에 이르렀다. 특히,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할 경우 지지율이 63%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스가 장관에 대한 지지율 상승과 더불어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52%로 지난 8월 조사(37%) 때와 비교해 15%포인트 급등했다.
7일 발매된 일본 한 주간지는 총선거가 즉시 실시되면 현재 중의원 284석의 자민당이 310석 이상을 얻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자민당 내에서도 조기 총선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총무회장은 지난 6일 TV도쿄에 출연, 가을 총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새 내각이 출범해 평가가 좋을 때 국민의 신임을 묻는 게 하나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며 “나도 그런 유혹을 받고 있다”고 답한 적이 있다.
한편, 스가 장관이 추후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그가 아베의 남은 1년 임기만 채우고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 기간 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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