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세계 정상 두드리는 K팝…방탄소년단·블랙핑크, ‘쌍끌이’ 쾌속 진격
라이프| 2020-09-09 09:03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K팝이 전례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2주 연속 핫 100 1위에 올랐으며, 블랙핑크는 13위로 진입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이 쏟아졌다. 전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두 팀의 K팝 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BTS)은 2주 연속 세계 최정상을 지켰고,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고 순위인 13위로 차트에 올랐다.

9일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블랙핑크의 ‘아이스크림(Ice Cream)’은 13위에 올랐다.

두 팀이 세운 기록 열전이 전무후무하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한국 대중음악사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진입이라는 새 역사를 썼고, 빌보드에서 핫 100 1위로 데뷔해 2주 연속 1위를 기록한 20팀에 이름을 올렸다. 블랙핑크는 빌보드 사상 핫 100 40위권 내에 이름을 세 번 연속 이름을 올린 두 번째 걸그룹이라는 기록을 안게 됐다.

‘핫 100’은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집계하는 차트다. 앨범 판매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200’이 팬덤의 영향력이 발휘하는 차트라면, 핫 100은 팬덤을 넘는 대중적 인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를 집계하는 만큼 비영어권 노래는 진입 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차트 내 순위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방탄소년단 [기네스 월드 레코드 SNS,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발표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발매 1주차인 지난주 핫 100 차트에 데뷔한 이후 2주차에도 정상을 지켰다. 빌보드에 따르면 핫 100 차트에 1위로 데뷔한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43곡뿐이며, 2주 연속으로 정상을 유지한 곡은 이 중에서도 20곡에 불과하다.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2주 차(8월 28일∼9월 3일, 닐슨뮤직 데이터 기준)에 미국에서 스트리밍 1750만 회, 다운로드 18만2000 건을 기록했다.

앞서 발매 첫 주에는 원곡과 EDM(일렉트로닉 댄스뮤직)·어쿠스틱 리믹스 버전 음원이 발매돼 26만 5000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2주차에는 ‘풀사이드’·‘트로피컬’ 리믹스 음원이 발매됐다. 2주 연속으로 18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곡은 2016년 9월 듀오 체인스모커스의 ‘클로저’(Closer) 이후 4년 만이라고 빌보드는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 싱글인 ‘다이너마이트’는 라디오 점수에서도 선전했다. 라디오 방송 횟수로 집계하는 ‘팝 송스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발매 직후 30위로 진입한 ‘다이너마이트’는 지난주 20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 주엔 18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1600만명의 라디오 청취자에게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영어 싱글이자 최신 팝계 트렌드를 따른 디스코 팝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대중음악 시장을 정복한 방탄소년단은 마침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를 넘어서는 대중적 인기를 얻는 팀으로 거듭나게 됐다. 앞서 빌보드는 “미국 라디오에서 수년간 좌절을 겪었지만 ‘다이너마이트’가 방탄소년단과 K팝 전체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2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한국 최초 그래미 후보에도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그간 ‘핫100’ 차트에서 단발적으로 순위를 점하는 상황이었기에 방탄소년단은 차트에서 오래 머물고 사랑받는 것이 목표였을 것”이라며 “이번 ‘다이너마이트’는 라디오 방송 횟수 등 여러 지표를 봐도 오랜 기간 차트에 머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BLACK PINK)도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고 있다.

닐슨뮤직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스크림’은 발매 첫 주(8월28일~9월3일) 미국에서 스트리밍 1830만회를 기록했다. 다운로드는 2만3000 건을 기록하며 최신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2위에 올랐다. 팝송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선 데뷔 이래 첫 진입(32위)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약 510만명의 라디오 청취자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빌보드는 “레이디 가가와의 협업곡 ‘사워 캔디(Sour Candy)’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까지 더하면 ‘핫100’ 40위 내에 3연속 이름을 올린 걸그룹은 지난 2016년 피프스 하모니(Fifth Harmony)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블랙핑크는 앞서 2018년 ‘뚜두뚜두’(55위)로 핫 100에 처음 올랐으며, 같은 해 영국 팝가수 두아 리파와 함께 부른 ‘키스 앤드 메이크업’(93위), 지난해 발매한 ‘킬 디스 러브’(41위) 등 핫100 차트에 올리며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났다.

‘아이스크림’은 블랙핑크가 그간 선보인 곡과 달리 밝고 사랑스러운 곡으로, 멤버 리사의 일부 랩 파트를 제외하곤 모두 영어로 소화한 곡이다. 블랙핑크의 모든 곡을 써온 프로듀서 테디와 여러 팝스타 히트곡을 배출한 토미 브라운, 미스터 프랭크스 등이 참여했고,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곡 작사에 참여했다.

현재 블랙핑크의 기세는 유튜브를 비록한 각종 지표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로 전 세계 3위(1위 저스틴 비버, 2위 DJ 마쉬멜로)에 올라있는 블랙핑크는 K팝 그룹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뚜두뚜두’(13억뷰)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킬 디스 러브’까지 10억뷰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우 유 라이크 댓’ 역시 K팝 최단 기록인 78일 만에 5억뷰를 돌파했고, ‘아이스크림’도 빠른 속도로 2억뷰를 넘어섰다. 유튜브 뮤직 글로벌 톱100(8월28일~9월3일) 차트에선 ‘아이스크림’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빠르게 치고 나오는 블랙핑크는 다음 달 2일 첫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어 향후 새로운 기록 경신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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