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腦 기능 모사한 ‘인공시냅스 소자’…고밀도 뉴로모픽 칩 만든다
뉴스종합| 2020-09-17 12:01

생물학적 시냅스를 모사한 수직 이온-젤 트랜지스터 소자 어레이.[연세대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최근 우리 뇌의 데이터처리 구조인 시냅스의 가소성을 모사, 뇌처럼 학습할 수 있는 뉴로모픽(neuromorphic)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전기적 신호의 흔적(기억)을 토대로 비정형 데이터의 패턴을 인식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뉴로모픽칩의 집적도를 높일 크로스바 형태의 트랜지스터 소자를 구현했다. 시냅스 전·후 단자가 만나는 교차점 하나하나가 인공 시냅스 소자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조정호‧성균관대 박진홍 교수 연구팀이 수직 이온-젤 트랜지스터를 이용, 크로스바 배열로 확장할 수 있는 인공시냅스 소자를 구현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멤리스터 소자(2단자)에 비해 트랜지스터 소자(3단자)는 정보를 읽는 단자와 쓰는 단자가 분리돼 인공 시냅스 소자 및 뉴로모픽칩 구현시 안정적인 거동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단자가 더해지는 만큼 회로가 복잡해지고 부피가 커져 집적화에 불리했다. 처리속도 지연과 소모전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3개의 전극을 서로 교차하며 적층, 열십자(十)처럼 보이는 크로스바 구조로 집적화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교차점들이 저마다 하나의 소자로 기능하기에 높은 집적도를 확보할 수 있다.

연구의 핵심은 이온-젤을 게이트 절연체로 도입한 것이다. 3차원적으로 이동하면서 전도성 채널을 만드는 이온의 원거리 분극특성 덕분에 전극이 수직으로 교차, 채널이 전극에 의해 가려진 상황에서도 게이트 단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경전달물질처럼 이온-젤 내부에서 이동하는 이온의 움직임에 따라 반도체 채널의 전류량이 조절되는 원리로 시냅스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모사하는 한편 집적도 향상의 실마리도 찾아낼 수 있었다.

대면적 용액공정이 가능한 고분자 반도체와 이온-젤을 이용하기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전자기기로의 폭넓은 응용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동전력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및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 14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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