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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ㅗ'!…써볼수록 'ㅏ'?
뉴스종합| 2020-09-17 17:18
스위블 모드로 켠 LG 윙. 박혜림 기자/rim@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신기하다!", "영상만 봤을 땐 엉성할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 견고하고 잘 빠진 느낌이다", "옛날 피처폰 생각이 나면서 참신하다"

LG전자의 올 하반기 야심작 LG 윙의 '실물'을 접한 가족들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대체로 '신기하다'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고,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말도 비슷했다. "그래서 화면을 왜 돌리는 건데?"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기대 이상의 완성도에 '깜짝' = LG 윙의 외관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세로로 긴 바 형태다. 언뜻 보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벨벳이 떠오를 정도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붙어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두께가 상당히 얇다. 폼팩터 혁신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인 갤럭시Z폴드2보다도 얇은 느낌이다. 실제 LG 윙의 두께는 10.9㎜, 갤럭시Z폴드2의 두께는 접은 상태 기준 13.8~16.8㎜다.

언뜻 봤을 땐 LG벨벳 같은 느낌도 든다. 박혜림 기자/rim@
기자의 손 보다도 조금 더 크다. 박혜림 기자/rim@

무게 역시 갤럭시Z폴드2 대비 가볍다. 한 손으로 들기엔 다소 버거운 무게(260g)이지만, 디스플레이 두 개가 붙어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훌륭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우려했던 것 이상의 완성도를 뽑아냈단 인상을 받았다.

LG 윙의 진가는 스위블모드에서 드러난다. 화면을 좌측으로 밀어 올리면 익히 알려진 'T'자 형태가 된다. 매끄럽게 돌아가는 게 '돌리는 맛'이 있다. 45도만 화면을 밀어도 알아서 90도 각도까지 쭉 올라갔다.

화면을 회전시키면 ㅏ, ㅗ, ㅜ, ㅓ 등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론 T자 형태이지만, 디스플레이 화면이 사용자가 보는 방향에 맞춰 함께 회전하기 때문에 ㅏ, ㅗ, ㅓ 등 잡기 편한 방향으로 원하는대로 돌려 사용 가능할 수 있다. 화면만 돌린다면 왼손잡이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거 완전히 캠코더 아니냐?…유튜버들이 주목해야 할 폰!= LG전자가 LG 윙 언팩에서 수없이 강조한 기능이 있다. 바로 촬영 기능이다.

LG전자는 LG 윙의 기획 단계부터 스마트폰을 활용해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MZ세대의 트렌드에 주목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세계 최초 '짐벌 모션 카메라' 기능이다. 짐벌(Gimbal)은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으로 영상을 촬영할 때 카메라가 흔들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영상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문 장비다.

실제 기자의 집에서 짐벌 모드를 설정한 뒤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며 촬영을 해봤다. 전문 짐벌 장비를 쓴 듯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 대비 극적이면서도 매끄러운 무빙을 보였다. 특히 화면의 양 끝을 잡지 않아도 세컨드스크린을 손잡이처럼 잡을 수 있어 보다 안정감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듀얼 레코딩 기능으로 촬영한 영상을 '한 화면으로 만들기'로 저장했다. 같은 시간에 촬영자 방향과 피사체 방향 두 군데를 모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짐벌만큼이나 기자가 감탄한 기능은 따로 있었다. 바로 듀얼 레코딩 기능이었다. 해당 모드를 선택하면 전면 팝업카메라가 솟아 오르면서 촬영자와 피사체를 동시에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각각의 영상을 분할해 저장할 수도 있고, 한 화면에 두 영상을 붙여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굳이 두 대의 카메라를 이용하지 않아도 피사체와 촬영자의 모습을 모두 촬영할 수 있단 점에서 유튜버 초보자들에겐 무척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웨일과 유튜브가 결합된 앱을 실행하면 유튜브를 보며 댓글도 달 수 있다. 박혜림 기자/rim@

▶ 이 기능은 될 줄 알았는데…눈에 띄는 '옥의 티'는 아쉬워= 화면이 돌아가야 하는 '당위성'은 유튜브나 게임을 할 때에도 엿볼 수 있었다. 손이 작은 기자의 경우 폴더블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며 댓글을 다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다. 화면이 큰 탓에 양손으로 폰을 잡고 엄지를 뻗어 타이핑 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 윙의 경우 세컨드 스크린의 가로 폭이 좁아 한 손으로도 충분히 타이핑이 가능했다. 일각에선 세컨드 스크린 크기가 좀 작은 것 아니냔 평도 나오고 있지만, 기자 입장에선 외려 장점으로 느낀 셈이다. 자주 사용하는 앱들을 '짝꿍'으로 묶어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멀티앱 실행을 누르며녀 짝꿍 앱을 설정할 수 있다. 박혜림 기자/rim@

하지만 LG 윙에도 '옥의 티'는 있다. 먼저 스위블 모드에서는 셀카를 찍을 수 없단 점이다. 후면 카메라만 작동 가능하며, 전면 카메라는 듀얼 레코딩 촬영 시에만 가능하다. 짐벌 모드나 슬로우 모션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또 서드파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스위블 모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스위블모드로 B612 등 카메라앱을 실행하면 '스위블 다운을 해주세요'라는 문구만 뜬다.

한 가지 더 아쉬운 부분은 메인 스크린과 세컨드 스크린에서 작동 중인 앱을 맞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메인 스크린에서 보고 있던 유튜브 화면을 세컨드 스크린으로 내리고 세컨드 스크린에 떠있던 메시지 화면을 메인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선 각각의 스크린에서 각각의 앱을 다시 실행해야 한다.

서드파티 앱 상당수가 스위블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박혜림 기자/rim@

이러한 '옥의 티'에도 불구하고 LG 윙의 혁신은 사용자 편의성 및 경험의 외연을 넓혔단 점에서 충분히 박수 받을만 하다. 관건은 가격과 앱 생태계 구축이다. 새로운 폼팩터의 장을 열기 위해선 대중적인 가격과 활용 가능한 다양한 앱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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