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A씨는 얼마 전 e커머스업체를 통해 자급제 아이폰SE를 구매하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업체가 제공하는 할인 쿠폰 등을 적용해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생각했으나, 나중에 보니 자신의 구매가격이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출고가보다 비쌌던 것.
A씨는 “자세히 보니 온라인 쇼핑몰에 기재된 최초 판매가 자체가 공식 홈페이지보다 4만원 가량 높게 책정돼 있었다”며 당황스러움을 표했다.
G마켓, 쿠팡 등 e커머스 업체에서 판매되는 일부 자급제 스마트폰의 가격이 제조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표기된 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규모 판매업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며 발생하는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일부 자급제 스마트폰의 가격이 제조사의 공식 출고가보다 적게는 3만~4만원, 많게는 10만원 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자급제 스마트폰이란 제조사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나 온라인 쇼핑몰,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기기를 별도 구입한 후 약정 없이 원하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G마켓에서는 애플의 ‘아이폰SE’ 2세대 128GB 모델이 73만 2060원에 판매 중이다. 애플이 4년만에 내놓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의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모델 55만원, 128GB 모델 62만원, 256GB 모델 76만원이다.
공식 출고가가 89만 9800원인 LG전자의 ‘LG 벨벳’ 또한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 99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이폰SE |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나 공인 리셀러가 아닌 소매업자가 오픈 마켓에 입점하며 생긴 현상”이라며 “소량으로 물건을 떼오는 데다 오픈 마켓 입점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다보니 공식 출고가보다 가격이 높아지는 사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급제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이 스마트폰의 주요 구매처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 할인, 무이자 할부, 적립금 등 e커머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이용하면 보다 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지난 1~5월 온라인쇼핑몰 11번가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9% 증가했다.
e커머스 관계자는 “사전예약 등은 제조사와 e커머스 업체가 협의하며 진행하지만, 이후 입점해 판매하는 소매업자들의 판매 가격은 입점업체의 자유”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에 입점한 업체의 규모와 판매 전략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한 판매자는 “e커머스 업체가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나 구매 고객의 등급별 할인을 거치기 때문에 실제 구매가는 기재된 가격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