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당일날 휴무하는데 올해는 영업…떨어진 매출 만회”
“추석 근무 지원해 연휴 수당 받을 것…고향은 한가할 때”
과거 추석 귀성길 사진. 올해 추석에는 정부의 ‘이동 자제령’으로 이 같은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1.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일하는 서모(36)씨는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근무를 자청했다. 명절 때마다 시댁인 서울, 시댁 큰집인 경북 구미, 친정인 부산을 순회하지만 이번에는 시댁에만 들르기로 했다. 서씨는 “고향에 못 가는 상황이라 하루라도 더 일해서 연휴 수당이라도 받자라는 생각에 지원했다”며 “부모님이 보고 싶지만 추석을 피해서 사람이 몰리지 않을 때 내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2. 서울 관악구의 한 보쌈집은 예년 추석과 달리 연휴인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닷새 동안 모두 영업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 동안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식당 관계자는 “예년 추석 때에는 추석 당일 하루는 휴무했다. (추석에)처음으로 하루도 안 쉬고 영업을 하게 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추석 연휴 동안 조금이라도 더 벌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휴 모두 문을 열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 추석 연휴는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 불거진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이번 추석은 ‘언택트(untact) 추석’이 됐다. 직장인들은 명절 이동을 하는 대신 근무를 선택했다. 코로나19로 떨어진 매출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가게 주인 등 자영업자들도 추석 연휴 내내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단돈 몇 만원이라도 벌어 보자며 추석 연휴 동안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 시대 달라진 추석 풍경이다.
추석 때 고향보다 근무를 선택하기는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고향이 충남 보령인 야당 의원 보좌관 A씨는 이번 연휴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국정감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A씨는 “보통 (추석엔)국감을 앞두고도 1박 2일 정도 짬을 내서 고향에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며 “국회 이슈가 많을 뿐더러 내려가지 말자는 분위기라 국회로 출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이달 14~22일 직장인과 알바생 3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연휴 근무 현황’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56.8%가 “연휴에 근무한다”고 답했다. 추석에 일한다는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고른 이유는 ‘추석에도 회사·매장이 정상 영업해서(71.2%)’였다. ‘코로나19로 귀향 또는 친척집에 가기 어려워서(쉬느니 일하자는 마음으로)(22.6%)’와 ‘추가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22.6%)’ 근무한다는 답들도 뒤를 이었다.
알바천국이 최근 개인 회원 4387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59.5%가 ‘이번 추석 연휴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알바몬의 일자별 등록아르바이트 공고수를 보면 ▷30일 2226건 ▷다음달 1일 1459건 ▷2일 1419건 ▷3일 1420건 ▷4일 1573건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후인 다음달 5일~11일까지 아르바이트 공고 수 1211~1790건을 상회한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알바연대 관계자는 “올해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휴일 수당을 1.5배 지급하도록 돼 있어 2월 설 명절때 부터 아르바이트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특히 이번 명절때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명절 아르바이트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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