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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 술은 약?…가벼운 음주도 건강 이익 없다
뉴스종합| 2020-10-02 08:40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하루 한 잔 가벼운 술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있다. 소량 음주는 몸에 이로울 거란 믿음에서 비롯된 말이다. 하지만 술을 안마시던 사람이 하루 한 잔씩 술을 마시는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각종 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건강상 이익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준영·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7~2013년)을 바탕으로 비음주자 11만2403명을 음주량 변화에 따라 비음주 유지군과 음주군으로 나눠 3년간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0g 이하(한 잔 기준)의 알코올을 섭취한 소량 음주군에서 뇌졸중 발생위험이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비음주 유지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21% 감소했지만, 이 역시 비교대상으로 삼은 비음주 유지군 내에 ‘건강이 좋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포함된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됐다.

과거 일부 연구를 통해 알코올 30g 정도를 섭취하는 적당량 음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소판 응집을 줄여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음주가 주는 건강상 이점을 의학적으로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우세하다. 하루 한 잔 이하의 소량 알코올 섭취도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각종 사망 위험을 낮추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됨에 따라 비음주자는 비음주 습관을 유지하는 게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설계하고 수행한 장준영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과음이 신체에 주는 해악은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밝혀졌지만 비음주자에 있어 소량의 음주량 증가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었다”며 “알코올 종류와 섭취량에 관계 없이 알코올 자체가 주는 건강상 이점은 의학적으로 불분명하므로 비음주 습관을 유지해 온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금주를 지속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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