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보수단체 '또' 개천절 집회 신고...法 '드라이브 스루 집회' 조건부 허용 영향
뉴스종합| 2020-10-01 17:06
집회 관련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법원이 오는 3일(개천절)에 차량을 이용한 9인 규모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조건부 허용하자, 앞서 '집회 금지' 처분을 받았던 보수단체들은 "9대 규모의 차량 집회를 열겠다"면서 추가로 집회 신고를 하고 나섰다.

1일 경찰과 시민사회계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이하 새한국)'은 전날 서울 5개 구간에서 차량 집회를 열겠다며 경찰에 추가신고를 했다. 집회 측은 경찰에 신고된 집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퇴진운동' 차량시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한국이 집회추가신고를 한 구간은 ▷마포유수지주차장~서초소방서 10.3㎞ 구간 ▷사당공영주차장∼고속터미널역(왕복) 11.1㎞구간 ▷도봉산역 주차장∼강북구청 6.1㎞구간 ▷신설동역∼왕십리역 7.8㎞구간 ▷응암공영주차장∼구파발 롯데몰(왕복) 9.5㎞ 등이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새한국 소속 A 씨가 서울강동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A 씨가 지난달 23일 신고한 10월 3일 오후 2~4시 '강동 굽은다리역∼강동 공영차고지' 구간 15.2㎞ 차량시위에 대해서 강동경찰서가 '금지통고' 처분을 내렸는데, A 씨가 이에 불복해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취소'와 '집행정지' 신청을 낸 데 대해 법원이 판단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집회는 2시간 동안 9명 이내의 인원이 차량에 탄 채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열려 신고 인원, 시간, 시위 방식, 경로 등에 비춰 감염병의 확산 또는 교통 소통의 방해를 야기할 위험이 객관적으로 분명하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이처럼 법원이 집회에 대해 일부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새한국 측이 강동구 천호역 외 서울시내 다른 부도심 지역에서도 집회 신고를 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집회의 허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제한을 뒀다. 집회는 정해진 시간 내, 차량 9대에 인원 9명만이 참가할 수 있다. 집회 장소는 ▷강동구 굽은다리역▷명일역▷암사역▷천호역▷강동역▷강동구청역▷둔촌역▷길동역▷고덕역▷상일역▷강동 공영차고지만이 허용됐다.

또 새한국 측은 집회참가자의 이름과 연락처, 차량번호를 경찰에 제공하고 집회 시작전 확인을 받아야 한다. 집회물품은 집회전날 퀵서비스로 교부, 집회전후 대면모임은 불허된다. 집회 도중에는 창문을 열거나 구호를 제창할 수 없다. 차량에서 벗어나는 것은 화장실 용무 등 급한 상황일 때만이다.

한편 다른 보수단체인 '애국순찰팀'도 차량 9대 규모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신고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이 신고한 지역은 예술의 전당∼조국 전 장관 자택(서울 방배동)∼추미애 장관 자택(서울 구의동) 등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수단체 측은 집회 금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1인시위 등으로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보수진영 인사들은 경찰이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대해 집회 금지 통고를 내려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헌법적 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던 김창룡 경찰청장 위에, 폭압적 행동을 용납하면 안 된다는 양심적인 판사가 있었다"면서 "우리에겐 천부적으로 주어진 집회와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코로나19 방역을 앞세워 과도하게 침해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판사의 양심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개천절 차량 시위는 경찰서마다 신고하면 가능하게 됐다"고 반겼다.

zzz@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