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보험 팔겠다던 카카오・토스…GA에 고객정보 넘겨 돈 벌어
뉴스종합| 2020-10-12 10:28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카카오페이, 토스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사가 보험상품을 팔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국 고객 정보로 돈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전문 플랫폼으로 포장했지만, 실체는 보험 설계사들에게 팔 개인정보 수집 창구인 모습이다.

설계사를 만나는게 부담스럽고 보험료도 비싸다고 생각한 40대 A씨는 카카오페이에서 보험 가입을 하려고 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는 카카오페이에서 보장분석을 받은 후 온라인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는데, 막상 앱에 들어가자 비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 대신 ‘내보험제대로 이해하기’라는 메뉴가 나왔다. 다음단계로 넘어가자 상담시간을 예약하고 보험분석 의뢰를 위한 약관에 동의하라고 나왔다. 하단에 ‘카카오페이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 ‘카카오페이 개인정보 제3자 제공동의’라고 쓰여 있었지만 온라인에서 늘 나오는 절차여서 쉽게 동의했다.

하지만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설계사의 전화를 받았다. 보험대리점(GA) ‘굿리치’ 소속설계사였다. A씨가 동의한 정보가 제3자인 GA에 넘어간 것이었다. 온라인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말한 A씨에게 이 설계사는 “인터넷보험은 보장기간이 짧고, 보장 범위가 작다”며 “다른 상품들을 비교해 추천해주겠다”고 말했다.

토스에서 보장분석을 받은 30대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내보험 조회로 들어가 ‘알아보기’를 누르고 보장 분석을 받았지만 온라인 상품을 추천하기는 커녕 “담당 매니저가 분석 후 상담을 드리겠다”는 메시지가 떴다. 상담을 위한 제3자 정보제공에 동의하는 순간 담당 매니저가 자동으로 배정됐다.

모바일에서 보험 보장 분석을 하는 소비자들은 비대면을 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같은 절차를 거친 고객들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플랫폼사를 통해 보험대리점(GA)에 비싼 값으로 팔려 나간 셈이다.

보험에 가입할 의지가 있는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은 A급 잠재고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DB 가격이 1000~3000원 수준이지만, 이런 정보는 건당 최대 5만원 정도에 팔린다.

문제는 이런 비용이 보험소비자의 보험료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고객이 직접 온라인으로 가입할 때보다 전화 상담원을 거칠 경우 사업비가 5~10% 가량 더 들어간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보험에 가입하려고 앱에 들어 갔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가의 정보를 제공한 꼴”이라며 “비대면 보험의 기치를 내세운 플랫폼업체들이 실제로는 DB판매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GA와 제휴를 통해 전화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이 제3자 정보제공에 대한 동의를 해야 상담이 가능해 원치않을 경우 앱에서 즉시 종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스는 “(GA와)기존 계약이 끝나지 않아 약관에 GA 이름이 노출돼 있지만, 9월 이후부터는 토스 자체 GA로 연결하거나 토스보험파트너스에 가입한 설계사와 연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