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브스 조사 ‘공화 지지’ 43%
대선 투표는 트럼프 40% 그쳐
미국의 억만장자 10명 가운데 4명 가량은 자신을 공화당 지지자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선 정치 성향상 대척점에 있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후보를 찍겠다는 뜻을 밝힌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되는 걸로 나타났다.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최근 몇 달간 자국 내 600명 이상의 억만장자에게 선거 관련 설문을 벌여 42명에게 회신을 받은 결과, 이같은 흐름이 파악됐다고 20일(현지시간)보도했다.
포브스는 “억만장자가 모두 ‘포브스400’ 멤버의 동료인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 ‘포브스400’은 미국에서 순자산을 기준으로 가장 부유한 400명을 추리는 명단이다.
응답자의 43%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답은 33%였다. 무당파라고 적은 비율은 24%로 나왔다.
포브스는 이에 대해 억만장자 그룹은 오른쪽으로 더 기울어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최근 파악했을 땐 미국인의 지지정당 분포에서 공화당(27%)이 민주당(42%)에 훨씬 뒤진 것과 억만장자의 생각이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다.
억만장자는 그러나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응답자의 48%가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꼽은 답은 40%다. 두 후보간 차이가 8%포인트다. 억만장자가 2016년 대선에서 실제로 투표한 결과(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45%·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38%)보다 1%포인트 더 민주당 쪽으로 간 걸로 파악된다.
포브스는 이런 결과가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각종 여론조사를 합산해 평균해보니 바이든 후보(51.1%)가 트럼프 대통령(42.5%)에 8.6%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오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적었다.
바이든 후보를 찍겠다는 의사를 밝힌 억만장자로는 드림웍스 공동설립자인 미디어 거물 데이비드 게펀, 세계 최대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의 설립자 크레이그 뉴마크 등이 거론됐다. 타이어 판매사 서던타이어마트의 공동설립자 토마스 더프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외에 대선에 나선 조 요르겐센 자유당 후보, 호위 호킨스 녹색당 후보를 뽑겠다는 답도 있었다고 전했다.
억만장자간 지지 후보가 갈렸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번 대선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응답이 78%(매우 동의 52%·동의 26%)에 달했다는 점에서다.
포브스는 억만장자 돈의 움직임도 살폈다. 응답자 중 26명이 올해 선거운동에 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정치활동위원회(PAC)에도 자금을 냈다고 했다.
응답자 가운데 10명은 후보의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했고, 4명은 직접 모금 행사를 주최했다고 밝혔다. 7명은 후보 지원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