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4년 전 패배한 ‘러스트벨트’ 지키기 집중
핵심 경합주 오바마 지원 속 바이든 조용한 유세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이용 공항 활주로 유세 강행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에서 열린 오프라 윈프리 가상 쇼에 참가하고 있다.[AP] |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공항 활주로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3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미시간주에서 막판 유세를 펼친다. 4년 전 미시간을 포함해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북부 쇠락한 공업지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주며 패배한 뼈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된다.
바이든 캠프는 31일 바이든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 행사에 함께 나선다고 28일 전했다.
바이든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오르게 되는 이들은 ‘미국이 직면한 위기와 미국의 영혼을 위한 전투 승리’를 주요 내용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미시간은 전통적으로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에 0.2%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곳이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 대통령의 표 차이는 1만1000표에 그쳤다.
그 결과 미시간에 배정된 16명의 선거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에 돌아갔으며, 인근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며 러스트벨트는 모두 공화당의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선거 막판에 바이든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동시에 미시간에 출격한다는 것은 이번 만큼은 이들 지역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이해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시간이 바이든-오바마 콤비의 합동무대로 낙점된 것과 관련해 “바이든 캠프가 운에 맡기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에서 49%의 지지를 받으며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가고 있다. 선거 전문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서도 미시간에서 바이든 후보는 50.4%를 기록하며 트럼프 대통령(41.8%)에 비해 8%포인트 이상 앞선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의 가장 든든한 정치적 지원군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펜실베니아주 단독 유세를 시작으로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 등을 방문하며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조용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든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를 맹비난했다. 그는 전염병이 곧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거짓 약속”이라며, “내가 이기더라도 대유행을 끝내려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아랑곳 없이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해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 굿이어 공항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AP] |
28일 주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애리조나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는 “부패한 정치인”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며 지지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공항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저녁에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애플리 공항 이착륙장에서 야간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수백명의 지지자가 유세가 끝난 뒤 추위 속에 벌벌 떨었고, 일부는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