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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칩으로 15년 인텔 인연 정리…애플 연 8조 4000억원 번다!
뉴스종합| 2020-11-11 10:08
신형 맥 미니 [애플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자체 설계한 칩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 컴퓨터용으로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인 M1을 공개하며 이렇게 자신했다. 올해 말 M1이 내장된 컴퓨터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모든 애플 컴퓨터 제품에 M1을 탑재한다는 방침이다. 인텔과의 15년 인연도 끝났다. 업계에선 애플이 ‘탈(脫) 인텔’ 컴퓨터 출시를 통해 연간 8조4000억원의 매출을 더 거둬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파크 본사에서 온라인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자체 설계한 ARM 기반 커스텀칩 M1이 탑재된 ‘맥북 에어’, ‘맥 미니’,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M1은 애플의 맥 컴퓨터용으로 개발된 첫번째 칩이다. 5나노미터 공정 기술로 만들어진 시스템온칩(SoC)으로 ▷8코어 CPU ▷최대 8코어 그래픽 칩셋(GPU) ▷16코어 뉴럴 엔진 ▷메모리 등이 통합된 구조다. 160억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됐다. 이를 통해 이전 세대 맥보다 최대 3.5배 빠른 CPU, 6배 빠른 GPU, 15배 빠른 머신러닝 성능을 제공한다. 전력 효율도 개선돼 배터리 시간도 2배 더 늘었다. 애플은 향후 2년에 걸쳐 맥과 맥북 등 맥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을 모두 자사 설계 칩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공개한 애플의 자체 설계 맥 전용 칩 M1 이미지
맥 신제품 3종. 왼쪽부터 맥북 에어, 맥북 프로, 맥 미니

앞서 애플은 지난 2006년부터 맥 컴퓨터에 인텔 칩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이날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가 아닌 자체 개발한 M1이 적용된 맥 컴퓨터 3종을 선보임에 따라 애플과 인텔의 15년 인연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한 이유는 1차적으론 인텔에 종속된 생태계를 탈피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기 위해서다. M1은 기존 애플칩처럼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다른 애플 기기와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호환할 수 있다.

사용자 측면에선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을 번거로운 전환 과정 없이 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개발자 측면에선 PC용, 모바일용으로 따로 앱을 개발하지 않아도 돼 효율적이다.

또 자체 칩을 채용하면 신제품 스케줄이나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나 화웨이 등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북 프로

여기에 최근 인텔의 반도체 미세공정 일정이 경쟁사보다 지연되는 등 최신칩 개발이 늦춰진 점도 애플이 자체 칩 제작에 뛰어든 이유다. ARM의 경우 라이선스만 구입하면 제조사가 원하는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개발 부담이 덜한 점도 작용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독자 개발칩을 적용한 맥 제품 판매로 부품 원가 절감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 JP모건은 “애플이 향후 2년간 M1이 탑재된 맥 제품을 1000만~1500만대 가량 판매할 것으로 본다”며 “이들 제품가격을 평균 1000달러로 가정해도 150억달러(한화 약 16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또 M1의 등장으로 맥의 소비자 가격대가 다양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맥북 에어

일각에선 애플의 홀로서기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공고히 해 ‘락인 효과’를 강화하겠단 의도가 엿보인단 것이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칩셋을 자체 설계하기 시작한 뒤 2017년엔 자체 개발 GPU를 적용한 A11 바이오닉을 선보였다. 최근엔 검색엔진 및 배터리 자체 개발에도 관심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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