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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마스터스 첫 출전 2위 ‘오, 놀랍다’
엔터테인먼트| 2020-11-16 11:35
임성재가 첫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성적을 거뒀다. [AP]

‘아이언맨’ 임성재(22)가 꿈의 무대라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공동 2위에 오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 아시아선수 최초로 미 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임성재는 페덱스컵 최종30인에 오른데 이어, 출전조차 쉽지 않은 마스터스에 첫 출전해 15언더파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30면

우승을 차지한 투어 최고의 장타자이자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과 챔피언조로 동반라운드를 하면서도 임성재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자신있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공동 2위는 2004년 최경주가 기록한 3위를 넘어서 아시아선수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전반 한때는 1타차까지 존슨을 추격하며 우승가능성을 높였다. 존슨이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한 반면 임성재는 2, 3번 홀 버디를 잡아냈다. 마스터스 우승이 없었고, 메이저대회 최종일 미끄러지는 경험이 있었던 존슨에겐 임성재의 존재가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임성재는 6번, 7번홀에서 아쉽게도 연속 보기를 범하며 4타차로 뒤졌고, 이 차이는 끝내 좁혀지지 않아 아쉽게 역전드라마를 쓰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PGA투어의 미래를 이끌어갈 최고의 유망주 중 하나로 주목받는 임성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콜린 모리카와, 매튜 울프, 캐머런 챔프, 호아킨 니에만 등과 함께 임성재는 25세 이하의 나이에 투어 우승을 맛보고 매 대회 우승경쟁을 펼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독특한 백스윙, 거의 모든 대회를 거르지않고 출전하는 강한 체력, 안정된 경기 운영 등은 22세 어린 선수라는 생각을 전혀 들지 않게 할 만큼 뛰어나다.

임성재는 자신의 첫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보기를 범한) 6번 홀은 어프로치 샷을 잘해서 4피트 정도 남았는데 긴장이 됐는지 원하던 스트로크가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7번 홀은 108m 정도 남긴 상황에서 바람이 생각보다 세서 공이 너무 멀리 가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성재는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이라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며 “1, 2라운드를 상위권에 있으면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이렇게 공동 2위로 마무리해서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날 존슨,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했다. 한국 선수가 마스터스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것도 이날 임성재가 최초였다.

임성재는 “존슨은 옆에서 보면 너무 골프를 쉽게 한다”며 “드라이버는 멀리 똑바로 치고, 두 번째 샷도 항상 숏아이언 같은 느낌으로 치니 너무 압도적인 상대”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6, 7번 홀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너무 욕심내지 말자는 생각을 했고 8번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제 플레이에만 집중했다”며 “존슨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출전 선수 가운데 퍼트 수가 가장 적었던 임성재는 “이번 주 퍼트가 너무 잘 됐다”며 “사실 몇 주 전까지 퍼트가 너무 안 돼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번 주 새 퍼터로 바꿔서 그런지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배경을 설명했다. “어프로치 샷도 원했던 만큼 잘 됐다”고 자평했다.

임성재는 “올해 마스터스에는 갤러리가 없어서 긴장은 덜 됐고,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큰 부담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임성재가 향후 PGA투어에서 또 얼마나 놀라운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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