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원내 교섭 과정서 거듭 난항
與, 법사위·정보위 등 ‘독주’ 행보
野일각 “상임위 갖고 협상했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오른쪽)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뒤 손사래 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끝내 부르지 못했다. ‘추미애·윤석열 합동 국정조사’는 불발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 사이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내달리고 있다. 원내 교섭에서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는 국민의힘 안에서 지난 6월 원(院) 구성 때 상임위원장을 전석 포기한 데 대한 후회 목소리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힘에서 밀리고 권한조차 마땅치 않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을 앞세워 직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회 출석을 방어하는 한편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추미애·윤석열 합동 국정조사’는 진화(鎭火)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차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도 밀어붙일 기색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 정보위 법안소위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도 단독 처리했다. ‘공정경제 3법’과 소위 ‘일하는 국회법’이라고 이름 붙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우리가 상임위를 그대로 확보했었다면 각 분야의 현안을 갖고 협상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쥐고 있는 게 없으니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한 다선 의원은 “의사 일정 조정, 증인·참고인 채택 등 우리가 주도할 수 있는 상임위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민주당이 반년 넘게 독주하는 상황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선 내년 1월을 기점으로 상임위 재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취임했을 때 당 지도부가 이와 관련해 운을 띄워봤다”며 “이 대표가 일거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산하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가진 부동산 정책 현장점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의힘 안에서는 궁여지책으로 강경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집단행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로막고 있고, 본회의장 점거 등 물리적 투쟁은 국회선진화법이 있어 현실화가 힘들 전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상임위원장 전석 포기가 처음에는 민주당의 ‘독재’ 프레임을 씌울 묘수였다는 평이 있었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되레 우리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야당이란 인식이 씌워졌다”며 “여론 에 기대는 일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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