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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리고 접었더니 전기 만들어졌다…자가발전 정전기 소재 개발
뉴스종합| 2020-12-14 13:12
이번 연구성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11월호 전면 표지.[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돼 움직임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소재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소재본부 이수연‧최영민 박사 연구팀이 늘리고 굽히는 등 어떤 형태로 변형해도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새로운 정전기 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정전기를 이용한 자가발전 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정전기를 이용한 자가발전 소재는 보통, 대전특성을 가진 서로 다른 두 가지 물질이 닿았다 떨어지거나 마찰할 때 생기는 전하의 이동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기존 소재들은 주로 변형이 없는 형태에서 마찰만 시켜 정전기를 발생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해 웨어러블 기기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늘어나는 기존 소재도 많은 양의 전기를 발생시키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늘리거나 구부려도 소재 자체의 전도성은 변하지 않고 기하학적인 구조만 변하는 새로운 전극 소재층을 개발하고, 그 위에 대전특성이 강한 폴리우레탄폼을 표면에 코팅해 두 층을 하나의 물질로 융합했다. 표면에 코팅한 우레탄폼은 올록볼록한 돌기로 형성해서, 늘리거나 구부릴 때 마찰 표면적을 최대화해서 정전기가 잘 발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소재는 형태 변형이 늘림 하나만 일어났을 때보다, 늘림과 구부림을 동시에 가했을 때 5배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관절이 늘림과 굽힘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웨어러블 기기로의 적용에 적합함을 기대할 수 있다.

신축 정전기 발생소재는 늘림과 굽힘의 물리적 형태변형시 320 V의 출력전압과 45 μA의 출력전류를 발생하였고, 외부의 배터리 연결 없이 20개 이상의 LED를 각 형태변형에서 구동시켰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개발된 신소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스마트 워치, 헬스케어 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의 자가발전 센서 등에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또 정전기 소재에서 나온 전기를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커패시터 또는 배터리에 저장하면, 자주 충전하지 않아도 웨어러블 기기를 오래 쓸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활용성을 염두에 두고 고효율 슈퍼커패시터 소재 개발, 에너지 발생과 저장이 통합된 모듈 개발 등의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수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고출력 에너지 발전소재는 마찰대전 특성이 큰 고분자 소재를 다양한 형태변형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해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출력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관련 기술은 한국·미국·유럽·중국에 특허권리를 확보하거나 확보중이며,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자가발전 소재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11월호 전면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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