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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암모니아 생산공정’ 100년만에 확 바뀐다!
뉴스종합| 2020-12-15 01:01
실제 암모니아 생산에 사용된 쇠구슬(A)과 암모니아 생산장비(B).[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산업현장에서 두루 쓰이는 암모니아는 400℃~500℃의 고온과 수심 약 2000m 깊이에서 느끼는 높은 압력에서 합성된다. 100년만에 암모니아 합성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암모니아를 러한 암모니아를 작은 쇠 구슬을 굴리는 것만으로 합성하는 신기술이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12월 14일자(현지시각)로 공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NH3)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용기에 쇠 구슬과 철(Fe)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기체(N2)와 수소기체(H2)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쇠 구슬에 부딪혀 활성화된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기체가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가 달라붙어 최종 생성물인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이용해 저온·저압 조건에서 82.5%의 높은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기존 암모니아 생산 공정인 하버-보슈법 대비 1/200 수준의 압력과 1/10수준의 온도에서 3배가량 높은 수득률을 얻었다. 하버-보슈법의 경우 200 bar, 450℃에서 약 25%의 수득률로 암모니아를 얻을 수 있다. 수득률은 반응물에서 생성물을 얻는 효율로 수득률이 높을수록 경제적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하고 큰 설비 없이 필요한 위치에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모니아 가스를 액화하여 운송하거나 저장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촉매로 쓰이는 철가루도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또 기존의 하버-보슈법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인류가 배출하는 전체 이산화탄소 중 약 3%가 하버-보슈법을 이용한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가운데) 교수 연구팀.[UNIST 제공]

암모니아(NH3)는 비료, 폭발물, 플라스틱, 의약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세계 10대 화학 물질 중 하나다. 전 세계에서 매년 약 1억 4천만 톤의 암모니아가 생산된다. 최근에는 수소 연료의 저장체로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어 그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암모니아 제조 공정은 여전히 100여 년 전에 고안된 하버-보슈법에 머물고 있다.

백종범 교수는 “100여 년 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각종 단점을 보완하는 간단한 암모니아 생산 방식을 개발했다”며 “암모니아를 고온·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즉석에 생산 할 수 있어 저장·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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