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 연구자의 한국미술 연구’전
안드레아스 에카르트, 제2의 조국 한국이여 빛나라. 1958.7. 신태양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제공] |
때로는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이 더 정확한 경우가 있다. 과연 외국 학자들이 본 한국미술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야나기 무네요시는 “형(形)에 강함이 깃들어 있다면 선(線)에는 적적함이 스며있다. 이 민족 처럼 곡선을 사랑한 민족은 다시 찾아볼 수 없지 않은가…자연에서 건축에서 조각에서 음악에서 심지어 일용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선이 흐르고 있다”며 한국 특유의 미학을 ‘선’에서 찾았다. 후루카와 미카는 “민중이라는 말이 생생하게 사람들 사이 교차하는 시대에 우연히 한국에 머물게 됐다. …그 고동이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 민중미술은 아니었지만. 역사가 흔들어 놓은, 인근 국가들로부터 ‘우리들 자신’을 되찾기 위해 정치와 예술의 결합에 도전한 것이었다”고 서술한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외국 연구자의 한국미술 연구’전을 개최한다. 조선시대 말 부터 현재까지 한국 미술을 연구하고 저술한 외국연구자의 시각을 따라가보는 전시다. 그들의 단행본, 번역본, 전시 팸플릿, 잡지 기사, 사진 등 아카이브 100여점과 권영필 전(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홍남 전(前)국립중앙박물관장, 송미숙 성신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이성미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등 전문가 4인의 인터뷰가 전시장을 채웠다. 별도 단행본도 발간한다.
주요 외국 연구자로는 한국미술사 통사를 최초로 기술한 안드레아스 에르카트(1884-1974), 민예운동가이자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 제인 포탈 영국박물관 아시아부 큐레이터, 샬롯 홀릭 런던 소아스(SOAS) 교수, 키에다 에미코 일본 오나티대학 한구미술전공 교수 등이 선정됐다.
김달진 박물관장은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미술의 위치를 보다 국제적 시각에서 가늠하고 ‘안에서 밖으로’의 외적 확장에 치우쳐있던 과거에서 나아가 ‘밖에서 안으로’의 관점을 더해 한국사회의 내적 확장을 유도한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4월 24일까지.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