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벌써 1년을 넘겼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의료계는 방역의 최전방에서 기나긴 악전고투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1년을 맞아 의료계 구성원 전체에게 먼저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지난 1년간 다양한 사투의 현장에서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헌신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많은 영역에 큰 울림과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여름, 의사 정원 확대로 촉발한 총파업, 이어진 국시 문제 등 보건의료 주요 정책과 현안 논의에서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리더십과 소통의 부재로 정부는 물론 의료계 내부에서 불협화음을 내며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했고, 갈등과 비판의 불씨는 여전하다.
의료계가 자신의 건강과 생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의료전문가로 존중받느냐, 아니면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이익단체로 전락하느냐를 결정했던 건 결국 ‘소통’이었다. 언택트 시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새로운 소통기술의 핵심은 ‘진정성’과 ‘공감’, ‘확산성’이다. 즉 나 자신보다 먼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자세, 상대의 감정을 정확히 헤아리려는 노력이 수반될 때 비로소 공감이 이뤄진다.
전례 없는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생명존중의 가치를 내세우며 책임 있고 주도적인 의료계 모습과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력은 전 국민적인 호응과 참여를 끌어내는 기폭제가 됐다. 챌린지를 비롯해 각종 응원 캠페인과 극복 프로젝트는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특히 과학과 진실을 기반으로 국가 방역 체계에 대한 선제적 제안과 올바른 정보 전달은 국민의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 감염 초기부터 시작된 불안과 두려움을 파고든 ‘인포데믹(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에 맞선 정보방역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백신과 치료제 등 가짜 뉴스에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지 않게 의료계에서는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레거시미디어에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물론, 직접 SNS 채널을 통해 글을 쓰거나 카메라 앞에 서는 등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병원들은 비상경영 체제에서도 온·오프라인 등 모든 홍보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올바른 건강정보와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실천 메시지를 널리 확산하며 힘을 보탠다. 최근에는 디지털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이동하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채널을 통해 스토리 중심의 의료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콘텐츠 주제 또한 병원의 우수성이나 환자 유치보다 환자 경험을 공유하고 질병의 사전 예방 정보를 앞세워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의학정보가 넘쳐나가는 온라인 환경에서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 전략은 공공성의 근간을 둔 보건의료 분야의 가치와 특수성, 사명감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과 맞물려 국민 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며 더욱 빛을 발했는지 모른다. ‘뉴노멀’ 시대 변화무쌍한 세상에서도 사회구성원 간의 연결고리를 더 단단하게 묶고 지혜를 모아가기 위해서는 소통 전략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시대정신을 읽어내고 모두가 열광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소통 노력이 지금부터 절실한 이유다.
김대희 한국병원홍보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