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화면 욕망’에 접고 말고 또 접고...그래도 모자라면 화면으로 감싸버려!
뉴스종합| 2021-03-12 11:41
그래픽디자인=이은경
6.1인치 아이폰12(왼쪽)와 5.4인치 아이폰12 미니(오른쪽) [애플 홈페이지 제공]
샤오미 미믹스 알파 [샤오미 홈페이지 제공]

스마트폰이 ‘직사각형 블랙홀’에서 탈출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폰은 줄곧 네모 반듯한 직사각형 바(Bar) 형태를 고수해왔다. 색깔이 바뀌거나 베젤(테두리)이 얇아지는 정도를 제외하면 외적인 변화는 거의 없는 수준. 올해부터는 폴더블폰, 롤러블폰 등 폼팩터(기기 형태)를 중심으로 디자인 혁신이 가속화된다. 일반 스마트폰은 더 얇고 매끈해진다. 기기 전체를 화면으로 감싼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과 2~3번 접는 폴더블폰도 개발 중이다.

▶대대익선(大大益善)...판 커지는 폴더블, 몸 푸는 롤러블=‘화면 크기’는 스마트폰 디자인 트렌드의 핵심이다. 폴더블폰, 롤러블폰 등 폼팩터 혁신 뒤에는 ‘대화면’이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 화면은 클수록 좋다. 하지만 한 손에 들고 사용하는 스마트폰 특성 상 7인치 이상은 무리다.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은 ‘대화면’과 ‘휴대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안된 디자인이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6인치로 사용하다, 필요할 때는 펼쳐서 크기를 키운다.

대세는 ‘폴더블폰’이다. 올해 삼성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에서 10개 이상의 폴더블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디자인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와 유사하다. ‘갤럭시Z폴드2’는 접은 상태에서는 6.4인치, 펼친 상태에서는 7.6인치 크기다. 안으로 접는 인폴딩에 별도 외부 디스플레이를 배치, 접은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화웨이는 지난 달 세번째 폴더블폰 ‘메이트X2’를 공개했다. 메이트X·메이트Xs 등 화웨이의 전작 폴더블폰이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었다. ‘삼성전자와 다름’을 내세웠던 화웨이지만, 결국 갤럭시Z폴드2를 똑 닮은 인폴딩 폴더블폰으로 돌아왔다. ‘메이트X2’는 갤럭시Z폴드2보다 약간 더 크다. 외부 디스플레이는 6.45인치, 내부 디스플레이는 8인치다.

샤오미 또한 올해 인폴딩 방식에 외부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로 전작의 디자인을 계승하되, 스타일러스펜 탑재로 사용성을 높인다. 애플 또한 2023년을 기점으로 인폴딩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폴더블폰 진영이 인폴딩 방식으로 재편되는 이유는 내구성 때문이다. 인폴딩 방식은 화면 곡률 반경이 아웃폴딩보다 적어 구현 난이도가 더 높다. 하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안으로 접혀 들어가 파손 위험이 더 적다.

돌돌 말렸던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는 ‘롤러블폰’은 시작 단계다. 세계 최초 롤러블폰으로 기대를 받았던 ‘LG 롤러블’ 출시가 잠정 중단되면서,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대신 중국의 오포(OPPO)가 한 롤러블폰 ‘오포X2021’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두 회사의 롤러블폰은 매우 유사한 디자인이다. 평소에는 6.7인치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왼쪽에 말려있던 디스플레이가 오른쪽으로 밀리며 7.4~7.6인치 크기로 확장된다.

두께와 무게는 폴더블·롤러블 모두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히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 두께가 15㎜ 정도로 일반 스마트폰의 2배에 달한다. 주머니에 넣거나 한 손으로 사용하기 버거운 두께다. 무게 또한 300g에 가깝다. 두께 측면에서는 롤러블폰이 한 수 위다. 하지만 롤러블폰도 디스플레이를 보관할 모터 등으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꺼워 투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손에 쏙...틈새 시장 ‘미니폰’=더 작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 애플은 지난해 5인치 크기의 ‘아이폰12 미니’를 선보였다. 여성 사용자나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한정적인 수요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아이폰13에서도 미니 모델을 출시할 전망이다.

폴더블·롤러블폰도 ‘미니폰’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 껍데기) 형태가 호응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된 550만 대의 스마트폰 중 절반이 클램셸폰 ‘갤럭시Z플립’이다. 내부 디스플레이는 6.7인치로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지만, 접었을 때 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가 장점이다. 정사각형 외관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갤럭시Z플립은 대중화와 패션까지 염두에 둔 제품”이라며 디자인에 자신감을 보였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또한 클램셸 폴더블폰이다. 2000년대 초중반 전세계를 주름 잡았던 피처폰 ‘레이저V3’를 계승했다.

중국의 TCL 또한 CES(소비자가전전시회)2021에서 롤러블폰 콘셉 영상을 선보였다. 여성이 롤러블폰 뒷면을 거울로 활용하고, 작은 핸드백에 넣는 모습을 통해 디자인과 휴대성을 강조했다. 일반 스마트폰 대비 가로 길이가 살짝 길고, 세로가 짧아 정사각형에 가깝다. 6.7인치에서 7.8인치로 확장된다.

▶매끈해지는 스마트폰...카툭튀·카메라 구멍 사라진다=일반 스마트폰은 더 얇고 매끈해진다. 특히 ‘카메라 구멍’ 없는 풀스크린으로 화면이 시원해진다. 카메라와 센서 등을 디스플레이 밑으로 숨기는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M자형 탈모’로 비난받던 애플의 노치 디자인, 스마트폰 상단 구멍으로 ‘어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펀치홀 디자인이 사라질 전망이다. ZTE는 지난해 UDC를 활용한 풀스크린 스마트폰 ‘엑손20 5G’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Z폴드3에 UDC를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후면은 카메라 모듈 디자인에 방점이 찍혔다. ‘폴디드 카메라’ 기술로 카메라가 도드라지는 ‘카툭튀’가 개선된다.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수평으로 배치해 카메라 모듈의 두께를 줄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갤럭시S21’과 화웨이의 ‘P40’ 등에 활용됐다. 애플 또한 폴디드 카메라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배치도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에 스마트폰 바디와 메탈 프레임, 후면 카메라가 매끄럽게 이은 ‘컨투어 컷’ 디자인을 적용했다. 네모난 프레임 안에 ‘섬’처럼 멀티 카메라를 배치하는 디자인을 탈피했다. 이른바 ‘인덕션’으로 불리던 카메라 디자인을 벗어난 다양한 시도들도 주목해 볼만 하다.

▶2번 접고 서라운드 디스플레이까지=여러 번 접는 폴더블폰, 기기 전체를 화면으로 감싼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기상천외’한 디자인도 나올 전망이다. 상용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차세대 폼팩터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 소식이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 특허청(KIPO)에 디스플레이를 2번 접고 키보드를 내장한 폴더블폰 관련 특허를 냈다. 인폴딩과 아웃폴딩 방식을 개발했다. 외부 디스플레이를 따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접어 6인치 크기로 사용할 수 있다. 오포(OPPO) 또한 ‘3중 접이식’ 스마트폰 콘셉 사진을 공개했다. ‘슬라이드폰’이라고 명명된 해당 기기는 세 번 접어 크기를 1.5인치까지 줄일 수 있다. 알림 확인, 전화 수신, 음악 플레이어 재생 등 간단한 기능은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전체를 화면으로 감싼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디자인의 스마트폰도 향후 새롭게 등장할 디자인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제출한 특허에 따르면 곡면, 평면, 여러 개의 반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기기 전체가 화면이 된다. 본체 프레임과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는 기기 내부에 숨겨져 필요할 때 나오는 슬라이딩 방식이다.

샤오미는 2019년 이미 유사한 디자인의 ‘미믹스 알파’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하단 최소한의 베젤만 남기고 스마트폰 전후면을 디스플레이로 감쌌다. 후면의 ‘띠’처럼 배치된 부분에 1억 800만 화소의 카메라가 배치되기도 했다. 당시 1만 9999위안으로 가격까지 책정했지만, 결국 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샤오미는 전후면을 디스플레이로 감싼 혁신 스마트폰을 여전히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미끄러지는 ‘슬라이딩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내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를 뒤로 밀면 기기 하단에 숨어있던 카메라, 조도 센서, 수신기가 나타난다. 디스플레이가 아래로 밀려 내려가는 구조의 장점을 극대화해, 기기 후면에도 상당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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