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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 말고 카카오맨?” 일반인 배달라이더 1만명 몰렸다
뉴스종합| 2021-05-07 12:32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저는 이만 카카오로 떠납니다!”

이륜차 라이더의 몸값이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배달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라이더 인력이 귀해진 가운데, 카카오까지 퀵서비스시장에 진출해 라이더 영입에 나선 영향이다. 이미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치킨게임’을 벌이는 배달 플랫폼들의 고심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다음달 말부터 선보일 ‘카카오 T 퀵 서비스’를 위해 지난달 8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퀵기사 사전 모집에는 현재 1만명 넘는 기사가 몰리고 있다. ‘카카오 T 퀵 서비스’는 이륜차는 물론 자가용·도보·자전거·킥보드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용해 일반이용자도 기사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배달의민족의 일반인 배달기사 ‘배민 커넥트’와 비교할 만한데, 배민커넥트가 2019년 여름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해 말까지 1만명의 기사를 모은 것을 고려하면 빠른 증가세다.

카카오는 사전 가입 기사들에게 파격적인 추첨 경품을 내걸었다. 3명에게는 400만원 상당의 ‘혼다 PCX 오토바이’를, 10명에게는 60만원 상당의 ‘프리고다이렉트 프리웨이1 스쿠터’를 선물로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매주 38명을 선정해 20만원(1명)·10만원(2명)·5만원(5명)·1만원(30명)을, 매월 1명에게는 10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하는데, 이는 현금으로도 출금할 수 있다.

혼다 PCX 오토바이. [혼다 홈페이지 캡처]

프리고다이렉트 스쿠터. [이지케이 홈페이지 캡처]

당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쿠팡이츠나 배달의민족 등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던 라이더들이다. 회원이 10만명에 육박하는 한 배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달 내 ‘카카오T 퀵 서비스’ 가입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기사 승인까지 마쳤다는 커뮤니티 회원의 후기에는 수십개 댓글이 붙기도 한다.

특히 기존 배달 플랫폼에서 이탈하려는 라이더들의 수요가 최근 들어 많아지는 상황이기도 했다. 쿠팡은 지난 3월 초부터 배달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최저 배달수수료를 기존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삭감했다. 동시에 수수료 상한선을 높이고 거리별 할증 규모도 키웠지만 라이더들의 ‘휴무 인증 릴레이’가 벌어지는 등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한 번 이동할 때 한 건의 배달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배민1(one)’ 서비스를 지난달 선보였다. 고객으로서는 더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지만 라이더로서는 같은 시간 내 처리할 수 있는 건수와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존 배달 플랫폼에서 이탈하려는 라이더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배달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건 배달’을 처음 시작한 쿠팡이츠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삭감하면서 라이더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고, 여기에 배민까지 단건 배달로 쿠팡을 따라간다고 하니 자연스레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었다”며 “이 같은 절묘한 시점에 카카오퀵이 등장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배달 플랫폼으로서는 라이더의 이탈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 배달앱은 가맹 식당으로부터 벌어들인 배달수수료를 토대로 라이더 배달료를 지급한다. 기본 라이더 배달비는 3000원 안팎이지만 식당과 고객 간 거리가 멀거나 악천후로 라이더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할증까지 더해 1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특히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까지 단건 배달에 나서면서 라이더 인력은 더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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