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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최초의 흑인 추기경 그레고리 면담… "아시아계 혐오범죄 우려"
뉴스종합| 2021-05-22 21:50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를 면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박병국 기자]방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을 면담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임명된 미국내 최초의 흑인 추기경이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지난해 5월 백인 경찰에게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격화된 사회 갈등 해결에 앞장선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여기 와서 주교님을 뵈니까 아주 꿈만 같다"며 "저는 가톨릭 신자다. 본명이 디모테오라고 한다. 한국으로서는 과거의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서 두 번째 가톨릭 신자"라고 말했다. 이에 그레고리 추기경은 "저 역시도 대통령을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2004년 아시아 지역의 주교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적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가톨릭 신자 비율이 전체 국민의 12~13% 이런 정도일 것 같다"며 "그래서 비율로 보면 가톨릭 국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히 지식인층이 특히 가톨릭 신앙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동안 우리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많이 이끌었고, 또 한국 사회의 인권이라든지, 독재라든지 이렇게 아픈 사람들의 삶을 어루만지고, 요즘에서는 또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 많은 역할들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대통령께서 한국 교회 상황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저에게는 매우 자부심이 되는 그런 말씀"이라며 "한국 천주교가 사회 정의라든지,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 왔다는 말씀이 저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그리고 평화에서 앞서 왔다는 점도 굉장히 큰 자부심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해 한미양국이 긴밀히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양국이 이러한 공동의 시대적 과업을 함께 완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평소 인종 간 화합을 강조해온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 등 아시아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 관심을 갖고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 국민들의 돈독한 우정과 폭넓은 교류가 한미 관계의 소중한 저력이라고 밝히면서 가까운 시일 내 그레고리 추기경이 한국을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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