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태풍 상륙이 예보된 상황에서 옥상에 설치한 천막을 단단히 고정하지 않아 행인을 다치게 한 40대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구자광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4)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에서 강아지 훈련소를 운영하는 A씨는 2019년 9월 상가 옥상에 훈련소용 천막을 3동 설치했다. 그는 당시 태풍 ‘링링’이 발생해 강풍 피해가 우려된다는 보도를 접했음에도 천막을 해체하거나 단단히 고정하지 않았다.

이후 태풍이 상륙하며 고정장치가 풀려 날아간 천막 2동이 건물 아래 주차장으로 떨어졌고, 그곳을 지나던 피해자 B(66)씨의 머리를 강타했다. B씨는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막외 출혈상을 입었다.

재판부는 “A씨가 천막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고, 주의 의무를 위반한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심각한 상해를 입었음에도 피해를 변제하거나 합의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날아간 천막 지지대는 인근에 있던 다른 40대 남성의 머리 부분도 충격했으나, 재판부는 그가 형법상 상해로 인정될 만한 신체적 피해를 당하진 않았다고 보고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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