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AI 예측진단 기술’ 국방·산업 안전도우미로 뜬다
뉴스종합| 2021-07-15 20:54
한국기계연구원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선경호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반 예측진단 기술이 대한민국 해군 정비창 제 3건선거의 배수펌프 상태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AI 기반 예측진단 장비를 해군 배수펌프에 부착하고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대한민국 해군 함정이 정비를 위해 부대 정비창 건선거(乾船渠)에 도착하고 육상 정비를 위해 건선거 내 바닷물을 배수한다. 이때 배수펌프에 평소와 다른 진동이 감지되자 AI(인공지능) 기반 예측진단 기술이 센서로 이를 감지하고 조기에 경보를 발동한다. 고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비 지연 상황을 예방하고 신속한 전투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4월 대한민국 해군 군수사령부의 정비창에 운용 중인 700㎾ 배수펌프 4기에 상태감시와 진단을 위한 S/W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정수 및 하수처리장의 핵심 설비인 송수 펌프는 물을 순환하고 공급하기 위한 기계장치다. AI 기반 예측진단 기술은 송수 펌프에서 발생하는 이상 진동을 고장의 징후로 판단하고 조기에 이를 감지한다. 공급 차질 등의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여 안정적인 물 공급과 하수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기계연은 지난 6월 설비진단 전문기업 에이티지에 ‘인공지능 기반 상태감시 및 예측진단 기술’을 이전하고 정수· 하수처리장 및 다양한 산업현장에 해당 기술 적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수도 설비 스마트화를 위해 AI 기반 예측진단 기술이 적용된다면 더욱 효율적인 물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설비, 시설물의 안전 확보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건전성 관리 및 예측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및 AI를 기반으로 설비와 구조물의 상태를 감시하고 고장을 사전에 진단 예방하는 기술이다.

AI 기반 고장 예측기술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실제 복잡한 기계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 단계부터 데이터 전문가가 아닌 설비 전문가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발생되는 이상 데이터의 확보와 기계 신호 분석, AI 알고리즘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성과는 다양한 기계설비 전문가를 중심으로 초기 연구 단계부터 연구실이 아닌 현장 속에서 답을 찾은 끝에 현장 적용에 성공해 더욱 의미를 갖는다.

기계연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선경호 박사는 AI를 활용한 PHM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방부터 산업, 공공안전 분야까지 폭넓게 적용해 우리 삶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사업화에 앞장 서 왔다.

AI를 활용한 PHM 기술은 대표적인 다소비 설비인 펌프 및 전동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진동 신호를 분석하고 학습, 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계가 동작할 때 발생하는 진동 신호를 분석하면 설비의 고장 징후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 및 딥러닝 기술과 접목하면 복잡한 기계의 고장 부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

해군 정비창에서 AI 기반 예측진단 장비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2018년 AI 기반 예측진단 기술을 처음 발표한 후 현장 적용을 위해 후속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2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의 하나로 대전시 및 대전도시철도공사와 협력해 대전 판암역사 공조시설에 적용, 4월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 배수 펌프 적용, 6월 설비진단 전문기업 기술이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상용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선경호 박사는 “수많은 기계설비의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만나 더욱 빠르고 정확하며 효과적인 안전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루빨리 실제 현장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술이 확산되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건축물과 플랜트의 사고 소식이 없는 안전한 우리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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