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 주가가 바닥 모르고 하락세다. 최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증권가에선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보다 1500원(1.32%) 하락한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12만원선을 지키던 주가는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무려 8거래일이 하락마감하며 11만원선 마저도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
주가와는 반대로 SK하이닉스 실적은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 27일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액이 10조32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9%, 영업이익은 2조69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3% , 당기순이익은 1조98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6% 증가했다고 밝혔다.
호실적에 주가 상승을 기대했던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특히 지난 27일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기대감에 4000억원 가까이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연일 하락세에 4% 이상 손실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 6곳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기존 목표주가 19만원을 16만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유우형 KB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 피크아웃 우려와 미국 마이크론 주가 부진이 겹치며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면서 "향후 재고증가와 공급과잉에 대한 반도체 사이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17만원이던 목표가를 15만원으로 낮췄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램 가격 상승세가 올해 4분기부터 둔화되고 내년 1분기부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디램 업체간 경쟁 심화되는 데다 미중 무역 분쟁에 대비해 전방 업체들이 재고를 축전해 연말에는 디램 수요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내놓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기존 목표가 16만5000원을 13만5000원으로 내렸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재고 소진으로 설비 증설이 필요한 시점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3.3%, 11.4%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박에 신한금융투자가 18만5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이 15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이 16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각각 목표가를 하향했다.
parkid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