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대출 연체율 또 역대 최저… 코로나 지원 조치에 부실 가려져
뉴스종합| 2021-08-19 12:01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은행 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실제 부실이 연체율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25%로 5월말(0.32%)에 비해 0.06%포인트(p) 하락했고, 지난해 6월말(0.33%)에 비해서는 0.07%p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 0.28%보다 0.03%p 더 낮은 것이다.

6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0.8조원으로 5월(1조원) 대비 감소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1조원으로 5월(0.7조원) 대비 3배로 늘었다.

차주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0.32%로 전월(0.41%) 대비 0.09%p, 전년 동월(0.39%) 대비 0.07%p 각각 하락했다. 대기업대출은 0.37%로 전월(0.38%) 대비 0.01%p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0.21%) 대비 0.16%p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은 0.31%로 전월(0.42%) 대비 0.11%p, 전년 동월(0.44%) 대비 0.13%p 각각 하락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중소법인 연체율은 0.42%로 전월(0.57%) 대비 0.15%p, 전년 동월(0.56%) 대비 0.14%p 하락했으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18%로 전월(0.25%) 대비 0.07%p, 전년 동월(0.29%) 대비 0.1%p 떨어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17%로 전월(0.2%) 대비 0.03%p, 전년 동월(0.25%) 대비 0.08%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은 0.11%로 전월(0.12%) 대비 0.01%p, 전년 동월(0.17%) 대비 0.06%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0.3%로 전월(0.37%)이나 전년 동월(0.42%) 대비 하락했다.

코로나19로 경제주체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연체율이 이처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당 조치는 지난해 4월부터 시행돼 6개월씩 두차례 연장돼 다음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대출을 회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연체율이 낮은 것일 뿐 실제로는 상당수의 차주가 부실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 9월말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으로 코로나 상황이 진정될 것을 기대했으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면서 자영업자의 자금난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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