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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네?”…배민, 잘못 배달하면 ‘배달료’ 안 준다
뉴스종합| 2021-09-09 19:41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잘못 배달하면 음식값 물고, 배달비도 못 받는다!”

배달의민족이 오배달건에 배달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는 잘못된 주소지에 배달하거나 다른 주문 건의 음식을 픽업할 경우에도 책정된 배달료를 지급해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오배달건에 대해 ‘배달료’를 지급하지 않는 내용을 신설한 개정 약관을 공지했다. 배민 라이더·커넥트 등 자체 배달원 대상으로 시행되는 정책으로, 지난 8일부터 적용됐다. 배달료는 배달 수행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로, 소비자와 음식점주가 부담하는 ‘배달 팁’과는 다른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기재된 주소지 이외 다른 곳에 배달한 경우 ▷라이더·커넥터의 과실로 음식이 훼손된 경우 ▷다른 주문 건을 픽업해 잘못 배달된 경우 ▷그 외 라이더 귀책이 명백하게 판단된 경우에 해당한다.

배민라이더 [우아한형제들 제공]

오배달로 인한 비용 부담, 배달 서비스 질 개선 제고 등의 목적으로 보인다. 배달이 잘못될 경우 이를 부정하기 위해 추가 배달이 발생하는 등 비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전업 라이더가 아닌 일반인 배달원이 늘어나며, 오배송이 늘어난 것에 대한 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민 라이더와 커넥터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원 귀책이 분명한 경우 음식값을 배상하는 등 이미 비용을 부담해왔다”며 “배달이 완료되지 못했지만 픽업, 이동 등 ‘노동’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대가까지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귀책을 정확히 가리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예컨대 음식이 식었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될 경우 조리 과정이 길어지며 생긴 문제인지, 배달 지연으로 인한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배달을 악용하는 블랙 컨슈머도 골칫거리다. 음식을 받고도 배달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음식값을 환불받는 이들이 많아 이른바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현재 요기요는 오배달·오픽업·음식 훼손이 발생하더라도 요기요 전업 라이더(요기요 익스프레스)에게 배달료를 지급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약관을 통해 ▷배달 미완료 ▷파손 ▷오픽업 ▷오배달 ▷기타 등 이유로 배달 수수료 차감을 공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앱 첫 화면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은 라이더 귀책이 분명할 때만 적용되는 것으로 주소 미확인, 오픽업 등으로 인한 오배송 방지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명확히 확인되지 않을 경우 배달료 미지급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약관 규정을 명확히 해 라이더·커넥터 책임을 명확하기 위해 개정한 것”이라며 “귀책 입증은 라이더에게 있지 않다. 배달의민족이 라이더, 음식점주, 소비자 등 당사자에게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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