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엽산(비타민 B9, folic acid)은 태아의 정상적인 뇌 발달을 도와 임산부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영양소이다. 최근에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신경과학프론티어스(Frontiers in Neuroscience, 2021)’에 실린 중국 연구팀(지닝의과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구성된 대조군보다 엽산 수치가 더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엽산이 치매 물질 축적을 촉진하는 ‘호모시스틴’을 조절해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알츠하이머는 노년층의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엽산이 건강한 세포의 성장을 돕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예방을 위한 성분과 연결지을 수 있다”며 “체내에 충분한 엽산이 있으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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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엽산의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높을 때에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국내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국제학술지 ‘임상 영양(Clinical Nutrition)’에 실린 배종빈·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2655명을 추적 연구한 결과, 엽산과 비타민 B12의 혈중 수치가 과도하게 낮은 경우 뿐 아니라 높은 수치에서도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비타민 B 영양제를 섭취하면 신체 건강이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 섭취하면 저호모시스틴혈증이 발생해 오히려 치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종빈 교수는 “평소 육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적다면 비타민제 복용이 효과적이지만 이미 식사를 통해 충분히 먹고 있다면 그 이상의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즉 엽산을 영양제로 복용할 경우에는 적절한 양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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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엽산의 하루 섭취량은 어느정도가 가장 좋을까.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한국인 영양섭취권장량은 일반 성인의 경우 하루 400㎍이다. 임산부의 경우는 임신 한 달 전부터 임신 14주까지 하루 400~800㎍ 복용이 필수이다.
전문가들은 엽산 공급을 먼저 균형잡힌 식단에서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금치나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비트와 같은 채소나 검은콩, 렌틸콩 등의 콩류, 그리고 과일중에서는 참외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김치 역시 좋은 공급원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40g 분량의 배추김치를 하루 세 번 먹으면 620μg의 엽산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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