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라이프칼럼] 미래의 주인공으로 살기
뉴스종합| 2021-11-02 11:12

11월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달이다. 무엇보다도 고 3 학생들에게는 ‘수능’이라는 인생 최대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는 달로, 무거운 짓누름과 해방감이 공존하는 달이다. 그 와중에 고 3 수험생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올해 그 누구보다도 더 힘든 한 해를 보냈을 것이다. 일상회복이 차츰 진행되고 있지만 두려움은 여전하다. 모두 같은 조건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인생의 첫 ‘큰 시험’을 치르게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 아찔하다.

돌이켜보건대 대학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내 장래 희망이 뭔지, 있다고 하면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직업에 대해 탐색해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은 예전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에 대해 꼼꼼하게 탐색한다고 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부족한 것투성이로 다가옴은 마찬가지일 테다.

더욱이 요즘은 n개의 직업이 일상화된 시대인데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대학 입시에 있어, 그리고 직업을 결정함에 있어 그다지 고려되지 않고 있는 듯 같다. 일에 대한 의미, 직업에 대한 의미가 변하고 있으므로 예전과는 달라진 교육의 목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등이 필요한데도 대학 입시를 대하는 태도는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의대에 고득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도, 대학의 이름을 고집하는 것도 그다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11월이다. 미래 사회에서 초·중·고교의 교육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 것인지, 대학교는 이들과 어떤 조화를 이루며 생존해 나가야 하는 것인지 많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지만 답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학생들의 생활 역시 그다지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장래 희망이 ‘유튜버’ ‘크리에이터’라는 학생들은 늘었으나 이들에게 주어지는 환경은 여전하다. 선행 학습,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해야 할 것들이 더 추가될 뿐 ‘누구나 일등을 꿈꾸는 사회’라는 방향성이 변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래는 변할 것이라고, 직업이 다양해지며 대학 진학만이 중요한 사회가 아니라는 말 역시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만 같다. 몇 해 전 방영된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스카이캐슬’이라는 여전히 높은 장벽 아래 둘러싸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어떻게 교육이 바뀌어야 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투자해야 우리나라의 미래에 청신호가 올지 또다시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11월이다.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아이들의 미래 설계는 더욱 자유로워야 하고 기회는 더욱 많이 주어져야 한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방향으로 교육의 목표가 세워져야 할 것이고, 생각했던 내 미래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때는 빨리 다른 것으로 전환할 줄 아는 여유와 유연성, 그리고 좌절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능동적인 힘을 길러주는 것은 학습 능력 그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되는 교육이라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미래가 되지 않을까, 미래의 주인공은 나 자신인 삶이 되지 않을까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이윤진 서원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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