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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만표 女心, 대선 분수령… 李측 “여성당당”·尹측 “공약으로 반전”
뉴스종합| 2021-11-09 10:2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전국 2100만명에 이르는 여성표가 20대 대선의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 모두 여성들로부터 ‘비호감’이란 평가가 많아서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곧잘 기권으로 이어진다. 초박빙 대선 가능성이 높은 내년 대선에서 여성 표심을 잡을 전략 발굴에 여야 캠프가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장 서영교 의원은 9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여심을 잡을 전략을 2030은 MZ본부로, 4050은 ‘여성당당’ 등으로 컨셉을 잡았다. 세대별로 필요한 공약이 각각 다르다. 대통령이 되려면 세대를 아울러야 한다”며 “여성들이 안전한 세상,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캠프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아직 선대위가 꾸려지지 않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여심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출산부터 산후 조리를 모두 국가가 책임지고, 출산가정 바우처 지급과 신생아 돌봄 서비스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안 등의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윤 후보는 60대 이상 여성들로부터 높은 지지세를 받는 반면, 30대 이하 젊은층 여성 지지세는 취약지점으로 꼽힌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여성 표심에 각별히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두 후보 모두 여성들로부터 ‘비호감 후보’로 꼽히고 때문이다. 지난 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개한 정례 조사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는 35.2%, 윤 후보는 47.3%를 기록했다. 문제는 29세 이하 젊은층 지지율이 두 후보의 평균 지지율보다 현저히 낮다는 점이다. 이 후보의 29세 미만 지지율은 22.7%로 평균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고, 윤 후보의 29세 이하 지지율은 41.9%로 평균을 하회한다. 29세 이하 여성층 지지율은 두 후보 모두 제시된 숫자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후보가 젊은 여성층 지지세가 약한 이유는 이 후보는 ‘형수 욕설 논란’과 ‘여배우 스캔들’ 문제, 그리고 최근에는 ‘오피스 누나’ 발언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의 경우 ‘쩍벌·꼰대’ 이미지가 강하고, ‘저출산은 페미니즘 탓’, ‘성범죄 무고죄 추가’, ‘여성가족부 폐지 양성평등가족부 신설’ 등 논란이 될만한 이슈들을 경선 과정에서 내놓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원인 분석이 끝난 이 후보는 여심을 자극할만한 공약 발굴에 나섰다. 여성층이 민감한 의제인 미지급 양육비 국가 대신 지급이라는 이슈를 꺼내들었고, 청년 어젠다를 제시할 후보자 직속의 가칭 ’청년플랫폼’도 구상 중이다. 선대위 추가 인선에 청년층과 여성을 사로잡을 만한 상징성 있는 인사도 계획중이다.

윤 후보 역시 여심과 청년층 공략에 심혈을 쏟고 있다. 일단은 2030의 폭발적 지지로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효과’를 등에 업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윤 후보는 SNS를 통해 반려견과 반려묘에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고,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시 태어나도 현 부인과 결혼하겠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당내 경선 앙금 해소도 두 후보의 현안이다. 이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율이 높았던 이낙연 전 대표의 표심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이 후보 지지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중년 이상 여성층을 끌어들일 공약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형편이다. 윤 후보 역시 젊은 여성층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홍준표 후보 지지층 흡수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다만 홍 전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해 윤석열 선대위 합류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는 여배우 논란과 관련해 맞서는 모습 보다는 필요할 경우 사과를 하는 등의 낮은 자세가 필요하고, 윤 후보는 권위주의적 태도와 고압적 언행을 바꿔야 한다. 여성층 표심 없이 대통령 당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KSOI 조사는 11월 5일~6일 이틀간 무선 ARS(자동응답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 2021년 10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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