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 문화 변신ㆍ글로벌 정조준
최수연 새대표 내정 ‘세대교체’
119명 리더 중 ‘최연소 여성’
해외사업 경험 대내외 균형감각
창업주 이해진 ‘변화 포석’ 시각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오른쪽), 김남선 네이버 CFO 내정자(왼쪽). [네이버 제공·헤럴드경제DB] |
“스마트하고 쾌활한 성격을 지녔다. 다양한 커리어를 겪은 만큼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친화력이 뛰어나다. 내부 임직원들에게 ‘변화’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
네이버가 80년대생 최수연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낙점했다. 확실한 세대 교체를 통해 회사 내외부에 ‘변화’를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 리더는 네이버 리더 119명 중 ‘최연소 여성’이다. MZ세대를 사령탑으로 내세우는 ‘파격’ 인사를 통해 그간 불거진 논란을 정면 돌파하고자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소위 ‘똑똑하고 잘 노는’ 하버드 출신의 리더를 발탁, 조직 쇄신 및 글로벌 경영 본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네이버는 17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비등기임원에 오른 최수연 내정자는 2019년 재입사 이후 글로벌 사업지원부에서 해외 사업을 맡아왔다. 자녀 한 명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네이버의 전반적인 서비스를 맡아보진 못했지만, 회사 안팎에선 젊은 감각과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정서를 잘 알면서도 외부에서 쌓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고 있는 ‘균형있는 리더’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활발한 성격에 스마트함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다양한 이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융합 능력과 대외적 감각을 갖춘 리더”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나다”며 “사업 간 시너지를 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발굴해야 하는 네이버 CEO 역할에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 창업주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의지가 담겼단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 내부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국내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단 것이다.
네이버에 오래 근무했던 업계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이해진 GIO와 지근거리에서 협업했던 인물로, 사실상 네이버 내부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최측근”이라며 “이는 그간 글로벌에 집중하던 이 GIO가 국내를 더 챙기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단 평가도 나왔다. 내부 임직원들에게 ‘변화’의 메시지를 던짐과 동시에 네이버 이미지를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단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젊은 인사로 권력 자체를 낮춤으로써, 카카오 등 다른 플랫폼 기업을 올드해보이게 하는 효과도 거뒀다”며 “새로운 변화에 따라 회사 거버넌스를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압박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경영진이 가졌던 막강한 권한을 분산화해 CIC 단위에게 넘겨줄 수 있단 것이다. 궁극적으로 CIC가 전면에 등장하고, 네이버 본체는 지원체제로 변화할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최수연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 학사를 졸업한 뒤 2005년 네이버 전신인 NHN에 공채로 입사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석사(LL.M) 과정을 마쳤다. 미국 법무법인 코브레&김(Kobre & Kim) 국제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거친 그는 지난 2019년 네이버에 재합류했다.
그와 함께 차기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는 1978년생이다. 지난해 8월 네이버에 합류해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로펌 크라벳, 스웨인&무어(Cravath, Swaine & Moore LLP)에서 변호사로 2년 여간 활동했다. 이후 금융 전문가로 이력을 전환해 10여 년 동안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에 재직하며 M&A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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