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대통령 지지율 못 넘는 李
정권교체론 결집 부족한 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 |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측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및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개혁 성향 유권자를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다. 이 후보의 인기가 민주당보다 앞서지만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에는 못 미치는 여론 구도가 지지층 결집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인식을 재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측은 민주당 및 문 대통령 지지대열에서 이탈한 중도층을 ‘반문(反문재인)’ 텐트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보다는 높지만 정권교체 여론에는 못 미치는 윤 후보의 여론선호도가 이같은 행보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민주당 지지율보다는 높고,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게 나타난다. 이 후보는 30% 초중반대의 지지율, 문 대통령은 40%대에 육박하는 국정수행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20%대에서 맴돈다. 이 후보로선, ‘민주당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야 하등 득될 게 없다는 얘기다. 반면, 문대통령 지지도는 역대 정부 임기말에 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하락세이고, 이 후보의 지지도와 수렴해가는 추세다. 이 후보로서는 연속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문 정부를 계승하지만, 문 정부보다 나은 이재명정부’로 승부할 수 밖에 없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과의 완전한 차별화가 아니라, 사안별·부문별로 차별화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정책은 완전히 달라야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발전 계승한다는 청출어람식으로 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무현 당시 후보에게 ‘나를 밟고 가라’고 하면서 차별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이라며 “반면 지금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먼저 나서 ‘이재명이 되는 것도 정권교체’라고 언급하는 등 후보와 문 대통령의 공감대가 별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최근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50%를 넘는 정권교체 여론은 못따라가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현 정부보다 더 진보적 정권으로 가야한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정권교체 여론에 포함돼있기 때문에 정권심판론보다 윤 후보 지지율이 낮은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흩어져있는 정권심판론 표심을 윤 후보가 얼마만큼 자신에게 결집시키느냐는 대선승리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앞서 정치참여,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중도층뿐만 아니라 민주당에 등을 돌린 진보개혁성향 국민들까지도 모두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상병 평론가는 “5년 단임제 하에서는 노벨상을 받는 대통령이라 해도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과 윤석열, 이재명 중 누구를 찍을 것이냐는 건 다른 문제”라며 “막판까지 이슈 추이와 정책을 보고 판단하는 최후의 스윙보터 중도층 10%를 누가 가져가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 지지율을 앞서는 조사에서도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두 사람의 격차가 줄어든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일부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지지율에서는 밀리나 당선가능성에선 윤 후보를 앞서는 경우도 있다. ‘샤이 이재명’의 존재와 두 후보의 국정운영경험에 대한 판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박 평론가는 “TV토론을 하면 윤 후보가 열세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또 최근 야당 지지층이 대거 여론조사에 응하고 있고 여당 지지층은 ‘샤이’ 지지층인 것을 윤 후보 지지자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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