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대위 개편 완성했지만, 경선 상처 계속
이낙연 “이미 상임고문…뭘 더 해야하나”
추미애와는 ‘조국 사태’ 놓고 공개 설전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선대위 개편을 완료하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원팀’ 숙제를 아직 풀지 못 한 모양새다. 당장 경선 과정에서 양쪽 모두 상처를 입은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를 두고 당내에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과를 놓고서도 당내 이견이 분출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일 제주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이후 3~4주 동안 칩거 상태에 있었다. 지금은 조용하게 여러 지역에서 저를 도와주셨던 분들께 인사를 드리는 일정을 갖고 있다”라며 최근 이 후보의 대선 지원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
이 후보를 돕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저는 이미 상임고문으로 (선대위에) 합류해 있다. 상임고문도 이 후보 측의 요청을 수락해서 맡은 것”이라며 “저의 양심과 책임 의식에 맞게 활동할 것이고, 지금까지 그러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의 전북 지역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 동행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달리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상임고문이 9명이다. 9명이 다 비슷하게 하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오히려 사생활 논란 끝에 사퇴한 조동연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조금 더 신중하게 국민들에게 염려가 되지 않도록 잘 해주시기 바란다”며 선대위 차원의 상황 수습을 주문했다.
이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당내에서는 경선 과정에서의 상처가 아직 봉합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지역을 방문했지만, 이 전 대표는 기존에 약속한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같은 날 경남 지역에서 별도의 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이 후보와 동행했던 다른 경선 상대들과는 온도 차가 있는 행보다.
한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김두관 의원이나 정 전 총리 등이 지역 행보에 동행하며 힘을 실어준 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당원이 상당하다”라며 “다만, 이 전 대표 역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선대위 내에서는 최대한 빨리 합류해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송영길 대표가 나서 “원팀이었을 때만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원팀 기조를 강조했지만, 경선 막판 이 전 대표 측이 결선투표 진행을 요구하며 당무위 소집을 주장하는 등 막판까지 잡음이 계속됐다. 이후 이 전 대표가 경선 승복 입장을 밝히며 상황은 마무리 됐지만, 당내 일부에서는 아직까지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강성 당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는 이른바 ‘조국 사태’를 두고서도 파열음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경선 상대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일 이 후보가 조국 사태와 관련 사과하자 "조국은 정치판 공공의 적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추 전 장관은 “조국과 사과를 입에 올리는 것은 두 부류다. 한쪽은 개혁을 거부하는 반개혁 세력이고 다른 한쪽은 반개혁 세력의 위세에 눌려 겁을 먹는 쪽이다”이라며 “한 인간에 대해 함부로 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킨다고 할 수 없다. 한 인간에 대해 함부로 하는 것을 방치하면서 국민을 지키겠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조 전 장관은 여전히 민주당이 국민에게 외면 받고 또 비판 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민주개혁 진영은 더 청렴해야 한다. 작은 하자조차도 더 크게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웠던 추 전 장관은 민주당 내에서도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개혁 성향으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상당수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중도층 공략이 절실한 이 후보 입장에서는 조국 사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논란이 계속될 경우에는 오히려 당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선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최근 이 후보가 조국 사태에 사과하자 “혼자 사과하고 넘어갈 일인가”라며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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