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가족리스크’ 직면한 여야 대선후보, 검증에 겸허해야
뉴스종합| 2021-12-17 11:30

대선일이 가까워지면서 짜맞추듯 여야 대선후보들의 ‘가족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이 더해졌다. 후보부터 고발사주와 대장동 특혜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서 가족 추문까지 더해져 국민의 피로감이 높아만 간다.

윤 후보 부인의 ‘허위 이력’ 의혹은 마치 양파 껍질처럼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추가되는 모양새다. 수원여대, 안양대, 국민대 등 여러 대학에 시간강사나 겸임교수로 재직한 김씨는 지원서에서 자신의 학력과 경력, 수상 내용 등을 상습적으로 부풀리거나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임산업협회와 관련한 의혹 제기에는 본인 스스로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문제의 이력서를 보면 특수대학원인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가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돼 있는 등 학력을 부풀려 쓴 의혹도 짙다. 거짓 이력으로 임용된 것이라면 사법적 처벌 여부를 떠나 최소한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 할 사안들이다. 그런데도 윤 후보는 부인을 감싸며 “시간강사는 당시 추천받아 위촉하는 게 관행이었지, 공채가 아니다”는 식으로 대응하다 대학강사 폄훼 논란에 휩싸이자 뒤늦게 국민 눈높이에 미흡했다며 마지 못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국 수사’에 들이댄 혹독한 잣대와는 다른 선택적 잣대로 ‘윤로남불’이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후보는 9년 전 트위터에 ‘도박은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썼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정작 아들에게는 이런 가르침을 제대로 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 후보의 장남 이모 씨는 2019∼2020년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200여건의 도박 경험글을 올렸다.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 원을 땄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사실이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수신제가(修身齊家) 먼저’라고 했는데 이 후보가 뼈 아프게 새겨야 할 대목이다. 이 후보는 아들의 일탈을 인정하고 바로 사과했지만 ‘언행불일치 가장이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대통령 부인은 외교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고 청와대 부속실 지원을 받는 등 공직자나 마찬가지다. 자녀들도 경호 등에 국가예산이 투입된다. 대통령 후보 가족에 대한 국민적 검증은 필연인 것이다. 후보들은 가족들의 의혹 제기에 겸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성실한 소명과 진솔한 사과, 합당한 책임 감수는 국민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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