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국민의힘 내홍 더 깊어지면 대선 포기로 받아들일 것
뉴스종합| 2021-12-28 11:41

대선이 불과 7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내홍이 잦아들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되레 그 양상이 더 격화되는 모습이다. 선거대책위 상임위원장을 사퇴한 이준석 대표가 연일 외곽에서 ‘자해성’에 가까운 선대위 문제점 지적을 쏟아내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급기야 그동안 말을 아끼던 윤석열 후보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든 제3자적 논평가,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내년 대선을 위해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며 자제를 요구했다. 김태흠 의원 등 당내 중진들도 이 대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초선의원들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대표의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가 막힌 것”이라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당의 명운이 걸린 대선을 목전에 두고 후보와 당 대표가 이처럼 첨예한 갈등을 보인 적은 여태 없었다. 적전분열은 백전백패이기 때문이다.

집안 싸움으로 국민의힘이 선거를 망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문제는 그 과정이다. 내부 다툼에 정신이 팔리고, 이런 모습이 언론에 부각되면 당이 추구하는 민생과 국가 비전은 모두 묻히게 된다. 당장 선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제1야당의 정책 방향은 고사하고 핵심 공약이 뭔지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다. 김 총괄선대본부장은 ‘공정 경제’를 이번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다고 하지만 당 내홍으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홍의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인 셈이다. 가뜩이나 이번 대선은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역대급 혐오 선거란 비판이 비등하다. 국민의힘 내분은 정치 혐오만 더 키울 뿐이다. 조속히 내홍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두 사람이 대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면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자중지란의 야당과 너무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국민의힘이 자극을 받지 못한다면 국민은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다.

두말할 것 없이 윤 후보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 당내에서조차 리더십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대표도 이번 선거에 자신의 정치 생명이 달렸다는 점을 거듭 인식하고 자중하기 바란다. 내홍이 더 깊어지면 우리는 제1야당이 대선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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