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절감 위해
당국과의 소통도 이유
중국 광둥성(广东省) 선전시에 위치한 헝다(恒大)그룹 본사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기업 헝다(恒大)가 광둥(廣東)성 선전시에 있던 본사를 광저우(廣州)시로 이전했다.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중국 펑바이신원(澎湃新聞)에 따르면 10일 선전시 줘웨센터에 걸려 있던 헝다그룹 간판이 철거 됐다. 본사 직원의 대부분은 이미 12월에 광저우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헝다 측은 “지난해 12월 비용 절감을 위해 선전 본사 건물과 임대 해지 절차를 밟았다”며 “기능직 대부분이 광저우로 이동해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다는 1997년 광저우에서 설립됐으나, 2017년 본사를 선전으로 옮겼다. 선전시는 IT기업이 밀집해 중국 ‘기술의 허브’로 불리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도 여겨지는 곳이다.
헝다가 본사를 광저우로 옮긴 것은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이유고, 위기관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소통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도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이 언제든 광둥성 고위 당국자들의 면담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집무 장소를 선전 본사 사옥에서 광저우의 헝다 사무실로 옮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광저우는 광둥성 성도다.
헝다그룹의 총부채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1조9665억위안(약 366조원)으로, 이 중 역외 달러채 규모만 192억달러(약 22조8000억원)가량이다. 지난달 6일까지 반드시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250만달러(약 988억원)를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4일 중국 광저우에 있는헝다센터 주변에서 고객들이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헝다 주식은 새해 첫 거래일을 맞은 홍콩 증시에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연합] |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 내 리스크 해소위원회를 통해 헝다 사태를 사실상 직접 통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헝다의 정확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파악하는 정밀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나서 본격적인 채무·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인 헝다의 채무·구조정에 앞서 중국 당국은 우선 헝다의 건설 현장 정상화를 통해 임금이 밀린 현장 노동자와 주택 수분양자를 구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