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블링컨 “러, 자국 이익 따라 우크라 결정…베이징올림픽 변수 아냐”
뉴스종합| 2022-01-24 05:17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행보에 있어서 다음달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이 별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링컨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올림픽 시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산에 영향을 주겠느냐. 러시아는 2008년 올림픽 중에 조지아를 침공했다’고 하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무엇이 이익인지에 기반한 푸틴 대통령의 계산에 기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내달초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을 피해 밀착행보를 보여온 중국을 지원사격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일단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셈이다.

러시아는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조지아와의 전쟁에 나선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직전이나 기간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면 중국의 잔칫집에 또다시 찬물을 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블링컨 장관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군 1명만 더 우크라이나에 공격적 방식으로 들어가도 신속·혹독하고 단합된 미·유럽의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침공이 아닌 경미한 침입의 경우 서방의 대응이 다를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논란을 낳았던 점을 감안한 답변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를 상대로 당장 제재를 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제재의 목적은 러시아의 공격을 억지하는 것이고 지금 단행하면 억지 효과를 잃게 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부를 세우려 한다는 영국 외무부의 발표와 관련해 “구체적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런 종류의 전술을 몇 주간 경고해왔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NBC방송과도 인터뷰하고 대러시아 대응에 있어 독일과 단합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 집권 이후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는 등 러시아에 맞서는 나토 전선의 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일이 공사를 마친 뒤 공식적인 사업개시를 앞두고 있는, 자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러시아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NN 방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親)러시아 정부를 세우려 한다는 영국 외무부의 정보 입수와 관련해 소식통을 인용, “미국도 같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팀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대책 논의를 이어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와 함께 신속하고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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