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군사옵션 결국 꺼내든 바이든…이번주 ‘우크라 운명’ 갈린다
뉴스종합| 2022-01-24 11:26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 직원가족 철수와 자국민의 러시아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전경. [EPA]

미국 국무부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 대사관 직원 가족 의 철수 등을 권고한 건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려던 한 달 보름여의 노력이 더는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쪽으로 판단한 걸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군사력을 계속 늘려나감에 따라 주변국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다. 영국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에만도 “우크라이나에 미 지상군 투입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 당시 바로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한 뒤 외교로 풀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기시작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새해 들어 러시아 측과 잇단 회의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22일만해도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하루만에 입장이 바뀌었다.

이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 그리고 러시아가 통제하는 동부 우크라이나의 안보 상황은 예측할 수 없으며 예고 없이 악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유럽 국가에 1000명에서 5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파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수천명의 미군과 군함, 그리고 항공기까지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에 경고 발언을 이어오던 미국의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다. 특히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한 바이든이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얼만큼의 군사적 지원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의 미군 배치 시나리오를 가장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가 러시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군사적 옵션과 관련해 당국은 내부적으로 논의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NYT에 전했다.

영국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친(親)러시아 정권을 투입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실현될 경우 심각한 경제 재재를 가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날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 크렘린궁이 친 러시아 지도자를 우크라이나에 앞세우기 위해 예브헨 무라예프 전 우크라이나 의원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친 러시아 지도자를 세우려는 러시아의 음모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엄청난 전략적 실수”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과 나토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영국 외무부의 발언이 “허위정보”라고 일축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긴장이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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