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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올림픽, 남북미 정상 모두 불참…멀어지는 '종전선언' 구상
뉴스종합| 2022-02-04 14:17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개회식 리허설이 열리며 레이저쇼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악화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의 반전 계기로 기대됐던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남·북·미 정상이 모두 불참한 채 4일 막을 올렸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 숙원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재가동을 위한 계기는 임기 내 찾기 힘들어졌다.

올림픽에 불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축전’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한국에서는 문 대통령 대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표단이 파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부 인사 파견 없이 선수단만 보내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택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축전을 통해 “나는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 조선인민을 대표해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제24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앞서 도쿄 하계 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북한에 대해 1년간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문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검토해온 정부도 지난달 13일 “문 대통령의 참석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불참을 공식화 했다. 정부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 일본, 호주, 영국 등이 선언한 ‘외교적 보이콧’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왔는데 문 대통령의 불참대신,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데다 미국 등 주요 동맹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참석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아닌 중국 고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결국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김 위원장이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하게 되면서 이번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하고, 같은해 10월 북한이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했을 때만 해도 멈췄던 ‘한반도평화시계’가 다시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북한은 10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50여일만에 끊었던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청와대는 ‘평화 징검다리’론을 다시 꺼내들며 복원을 환영했다. 2021년이 가기전에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2022년 3월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미중 정상이 함께 모여 종전선언을 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종전선언의 당사자인 북한은 이날까지도 논의에 참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을 향해 ‘신뢰구축’조치 파기를 검토하겠다며 북미관계의 레드라인격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설연휴인 지난 30일에는 미국 영토인 괌 기지를 사정권으로 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1년만에 처음오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했다.

c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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