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PD가 더불어민주당 항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PD는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주말 사이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했다는 민주당 쪽의 항의가 들어왔다”며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걸로 회사의 조치를 받아 당장 내일(7일)부터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PD는 “말과 선곡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미리 살피고 조심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그날 그 노래를 틀었을 때도, 그런 가사를 소개했을 때도 저는 청취자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물러나지만 2022년 민주주의 국가의 방송에서 그 정도 여유와 자유는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PD는 앞서 지난 4일 프로그램 첫 곡으로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선곡해 틀었고, 노래 가사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로 막고’라는 부분을 따라 부른 뒤 “가사가 의미심장하다”며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가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그런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며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된다. 그럼 이 방송 없어진다”고 했다.

이 PD는 블로그 글에서 해당 가사와 ‘이런 사람은 뽑으면 안 된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면서 “제 의도와 달리 가사의 메시지가 아닌 ‘카드’라는 단어에 주목한 분들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 해당 가사를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홈페이지 캡처]

그는 “제가 의도한 방향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이었다. 내로남불은 제가 평소 방송에서 자주 분개했던 악습이고 네 후보 모두 소리 높여 비판하는 문제이기도 했다”며 “노래를 틀고 선곡의 의미를 자유롭게 해석하라고 청취자들에게 맡기는 것은 수없이 했던 방식”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PD는 2020년 6월부터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해왔으며, 평소 시사와 예능을 오가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프로그램 청취자 게시판에는 “자숙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SBS 주인이 민주당이냐” “정치인 비판다고 디제이 하차시키는 경우가 어디있나” “잭디(재익 디제이) 돌려놔라” 등 하차를 반대하는 항의성 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측은 7일 브리핑을 통해 “DJ(이 PD)가 방송 중 이재명 후보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언급하며)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 이런 표현을 썼다”면서 “방송은 공인이 하는 것인 만큼 특정 후보를 찍어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대위가 해당 방송국에 관련 문의와 항의를 하는 것은 정당한 권한”이라며 “(이 PD 프로그램 하차) 조치는 SBS가 한 것이다. 저희가 이래라저래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