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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 핵시설 지붕 눈 녹아…우라늄 농축 활동 징후”
뉴스종합| 2022-02-14 14:34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최근 촬영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우라늄과 플루토늄 생산 관련 시설을 가동중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생산 관련 건물 위에 쌓였던 눈이 녹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우라늄·플루토늄 시설을 가동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1일 촬영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하이노넨 연구원은 우라늄 농축 활동은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활동을 감지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장에 쌓인 눈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최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우라늄 농축공장 단지의 여러 곳에서 눈이 녹은 모습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그는 “농축 장비는 열을 발생하는 만큼 눈보라가 그친 뒤 지붕 등에서 눈이 녹는 것을 보고 공장 일부가 가동중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징후는 원심분리기 설치 공간에 육불화우라늄(UF6)을 넣고 빼는 공급소와 통제실을 포함하는 부분에 눈이 녹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원건물들에 쌓인 눈도 녹았는데 이곳은 원심분리기의 조립과 균형 조정, 장비 오염 제거, 원심분리기 홀의 일정한 온도와 청정한 공기 유지, 전기 분배 등의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관측 결과를 놓고 볼 때 영변 우라늄 농축공장은 가동중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1·2차 북핵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으며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하이노넨 연구원은 “터빈 건물과 열 교환시설의 지붕과 환기 굴뚝에서 눈이 먼저 녹는 것을 볼 수 있고 원자로 운영을 지원하는 건물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눈에 띈다”며 플루토늄 확보를 위한 5MW 원자로에서 활동이 계속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5MW 원자로의 설계 형태가 달라진 뒤로 관측이 훨씬 어려워졌다”면서 “터빈 건물에서 가끔 증기가 배출되고 냉각수가 강으로 방출되며 겨울에는 열을 방출하는 원자로의 특정 건물 지붕에서 눈이 녹는 것은 중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지붕 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있는 것과 관련해선 “작년 재처리작업 이후 연료가 소진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용후핵연료는 순환과 정화를 위해 물 속에 담그는데 열을 발생시키는 이런 작업은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작년 상반기 영변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일부 부속 건물을 가동하고 8월 말부터는 5MW 원자로와 주변 건물에서 증기가 피어오르고 배수로 방수가 이뤄지는 등 재가동 정황을 보인 바 있다.

한편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에서 여전히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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