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73차례 인플레이션 언급한 美 연준...금리인상 보폭 빨라진다
뉴스종합| 2022-02-17 08:13
미국 공화당 로저 마셜 의원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러셀 상원 사무실 빌딩에서 연 인플레이션 관련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정부의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비판하며 양손에 달러 뭉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나타냈다.

연준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선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73차례나 언급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위원회가 현재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정책적 완화를 없애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또 대부분 위원들은 “기준 금리 목표범위를 2015년 이후 (금리인상) 시기 보다 더 빠르게 인상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앞으로 3월, 5월, 6월 FOMC 회의에서 연속해서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따르면 매 회의 때 마다 금리인상은 200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인 '대차대조표(자산 포트폴리오)' 축소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뤘다. 연준은 "현재 연준이 높은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대차대조표를 상당 규모 축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짚었지만, 약 9조달러에 이르는 자산 규모를 올해 어느 정도까지 줄여갈 지에 대한 단서는 주지 않았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경기 부양을 위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3월 초에 종료하는 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위원 2명은 "위원회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더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3월 초보다 수주 앞당겨 조기 종료하는 것에 지지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작년 10월 이후 연속 5% 이상이며 작년 12월에 7% 치솟았고, 올해 1월에는 7.5%로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를 누르기 위해 연준은 3월 15~16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첫번째 금리인상은 물론 0.5%포인트까지 한꺼번에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WSJ는 "내달 회의 전까지 금리인상폭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겠지만, 일부 위원들은 0.25%포인트 보다 0.5%포인트 큰 폭의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적은 1994년 이후에는 전무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1.75~2%까지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80%로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3월, 5월 모두 0.5%포인트 올리는 리스크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1월 FOMC 회의록은 그동안 연준이 보여 온 '매파' 성격 보다 강해지지 않았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시모나 모쿠타는 CNBC에 "시장은 이번 의사록을 비둘기적이라고 해석한다"며 "최근 과장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모두가 매우 매파적인 언급에 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중 2.06%를 넘었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의사록 공개 후 0.05% 이상 내려갔고, 뉴욕증시도 낙폭을 줄이고 일부 상승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94포인트(0.09%) 오른 4,475.0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4.57포인트(0.16%) 내린 34,934.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66포인트(0.11%) 내린 14,124.0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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