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親러 우크라 반군, 민간인에 “러시아로 대피하라”…푸틴 침공 결단했나
뉴스종합| 2022-02-19 09:58
우크라이나를 두고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이 일촉즉발의 상황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 독립하길 원하는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도자는 18일(현지시간) 주민들에게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발표했다. 도네츠크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시 위해 마련된 버스 안에 사람들이 타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반군이 18일(현지시간) 친(親) 러시아 성향이 강한 동부 우크라이나 거주 민간인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서방은 이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구실의 하나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파악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 일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거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반군 지도자들이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 내 수십만명의 민간인에게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이날 발표했고,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이들 지역에선 주민들을 태우고 대피하려는 버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도네츠크·루간스크는 이른바 ‘돈바스’로 통칭되는 지역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중심으로 자신들도 독립을 하겠다면 정부 수립을 선언했다. 각각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으로 이름 붙였다.

이들 지역에선 대부분 러시아어를 쓰고, 러시아 시민권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DPR 측은 도네츠크에서 70만명이 떠날 거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대피령이 나온지 몇 시간 만에 도네츠크 반군 정부 청사 앞에 있던 지프가 폭발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 차량이 분리주의자 관리의 소유라고 했다.

데니스 푸쉴린 DPR 수장은 우크라이나가 곧 DPR과 LPR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증거를 내놓진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주장이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친 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루간스크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로스토프나도누로 대피하기 위해 루간스크 버스터미널에서 버스에 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독립을 원하는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도자는 이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등 서방은 이 대피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타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이 앞으로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계획과 의도를 갖고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이 순간 나는 그(푸틴)가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DPR 등의 대피령과 관련,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인들이 전쟁의 전제를 깔거나 혼란을 일으키거나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구실이나 조치에 가담할 거라고 오랫동안 예상해왔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당국은 이날 오후 러시아 특수부대가 도네츠크 사회기반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밝히며 주민들은 집에 머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후 러시아 매체들은 LPR의 가스관에서 2건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이 최고조인 가운데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본격적인 침공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거나 주요 기반시설을 공격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비난할 폭력을 선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전면적인 침공이 일어날 것 같진 않다고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hong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