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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촛불집회 1000명 운집…“CJ 재벌에 몽둥이 들어달라”
뉴스종합| 2022-02-19 19:44
CJ대한통운의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결성된 CJ택배 공동대책위원회와 택배노조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54일째 파업을 진행 중인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19일 촛불 집회에 나서 “시민들께서 노동자들의 목숨값으로 자기들의 배를 불리는 재벌 CJ에 몽둥이, 회초리를 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88개 종교·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CJ택배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택배노조는 이날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집중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눈발이 날리는 이날 오후 6시를 넘겨 시작한 촛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0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는 진보당 선거유세로 신고됐다. 현재 방역 기준상 집회로 모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은 299명이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방침에 따라 선거유세는 방역수칙 인원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촛불과 손팻말을 양손에 든 집회 참가자들은 영하의 날씨에 아랑곳 않고 청계광장에 모여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연간 6000억원 넘는 요금을 인상했지만 4000억원 넘는 돈은 CJ대한통운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며 “사회적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CJ 재벌에 죽비를 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택배요금 인상분이 어떻게 쓰였는지 검증하자고 했지만 CJ대한통운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요구가 정당하고 사회적 상식과 정의에 부합되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투쟁의지를 강조했다.

CJ택배 공동대책위원회와 택배노조가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CJ대한통운에 사회적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강승연 기자

진 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왜 엄동설한에 택배노동자들이 길거리에 나왔는지 귀를 기울이거나 안타깝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며 “무슨 자격으로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며 CJ 자본 편을 드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사회적 합의가 온전히 이행되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는 말씀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석운 공대위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1위 회사이고 재벌 대기업”이라며 “노조가 대화하자고 하지만 CJ는 ‘꼴통짓’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윤미향 무소속 의원도 연대발언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발표되고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밤샘노동, 새벽노동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CJ는 대화에 나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국민 앞에서 약속해야 하고,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도 뒷짐 지지 말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날 집회에 나와 “택배노조 투쟁은 사회적 합의 약속을 깨고 뒷통수를 친 배신자, 도둑을 때려잡고 주인으로 돌아가기 위한 당당한 주인 선언”이라며 전 조합원들이 투쟁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촛불 집회는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뒤 오후 7시32분께 끝이 났다. 경찰도 현장에 나와 행사를 지켜봤지만, 특별한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한편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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