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軍, 우크라 국경 60㎞내 배치”…침공 대비나선 美수뇌부
뉴스종합| 2022-02-21 11:36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오부즈-레스노프스키 훈련장에서 열린 러시아·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연합의 결의’에 참석한 탱크들이 기동하고 있다. [AP]

미국 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정보가 미 정보당국을 통해 계속 나오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미 수뇌부는 전쟁 일보 직전 상황으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미 CNN 방송은 미 관리를 인용, 러시아군의 기계화보병 위주 기동부대인 160개 대대전술단(BTG) 가운데 120개 BTG가 우크라이나 국경 60㎞ 이내에 배치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평가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N은 이미 아려진 50개 방공대대 가운데 약 35개 대대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배치됐고 50대의 중·대형폭격기와 500대의 전투기·전투폭격기가 우크라이나 타격 거리 내에 있다며, 이미 러시아군의 수가 우크라이나군 병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지휘관들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진행하라 지시했다는 정보를 미 정보당국이 입수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미 CBS 방송의 데이비드 마틴 기자는 이날 자사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공격 위치에 점점 더 가까이 이동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작전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침공을 계속 진행하라는 명령을 실제로 받았다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보도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심했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미 최고위 인사들의 판단이 연이어 공개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긴커녕 병력을 계속 증원,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 러시아 반군까지 합산할 경우 병력이 최대 19만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을 맞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으로 이동하려던 계획도 취소하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NSC 회의를 열었다.

백악관이 공개한 회의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과 관련돼 있는 부처의 책임자들이 총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독일 방문 후 돌아오는 비행기 편에서 전화로 회의에 참석했고, 마찬가지로 유럽행에 나섰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정오 전에 백악관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외에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크 밀리 합참 의장이 참석했고,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명패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외교·안보·정보 책임자들이 모였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장관은 러시아의 침공 시 경제 제재 문제와 에너지 공급 부족 우려 해소 등을 담당한 이들로, 이날 회의가 러시아 대응책을 마련하고 점검하기 위한 포괄적 논의의 자리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외교안보 수장들은 이날 연이어 러시아의 위협에 경고음을 울렸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유럽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진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상황에 있다고 경고했고, 오스틴 국방장관도 같은 날 CBS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긴장 고조를 ‘엄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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